"정부는 아케이드 게임 얘기만 나오면 왜 작아지는가?"

최근 인형뽑기 게임업체들이 세종시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는 아케이드 게임이라고 하면 정부 관리들이 왜 그렇게 움츠려 드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관계자는 "아케이드 게임업체들이 조폭도 아니고, 말 그대로 산업 종사자들일 뿐인데, 만나자고 하면 피하기에 급급하다"면서 "서로 만나서 대화를 해야 실타래라도 풀린텐데, 늘 바쁘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협회의 한 원로는 "40여년 가깝게 이 시장에 있었지만, 문체부 관계자들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웠다"면서 "이런 실정에서 업계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며 아케이드 게임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다 이렇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문체부 관리들이 왜 이처럼 업계 관계자들과의 조우를 피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 없다면 더 당당히 만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산업계 주변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에도 피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는 게 정부측 분위기를 아는 사람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렇게 된데는 우선 아케이드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상대적으로 정치적이지 못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대화하기가 쉽지 않고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하다는 게 아케이드 게임 관계자들을 아는 정부측 관리들의 반응이다. 또 2006년 사회의 큰 파장을 일으킨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아케이드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걸 꺼려 한다는 것이다. 혹시나 조직 내부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 진영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들어가야 할 마당에 함께 산업을 고민하는 처지에 그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면서 "그러니까 산업계에서는 정부측 관리들이 탁상행정에 복지부동 하는 것이라고 꼬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어려우면 호랑이 등에라도 올라타겠다는 심정으로 나서야 하는 게 정부관리의 책무"라면서 "특히 업계가 어렵다고 야단 법썩인데, 법만 잘 지키면 문제없다는 식의 발언은 무책임한 처사이자 자신의 업무를 방기한, 말그대로 황당무계한 언사"라고 꼬집었다.

게임계에서는 문체부와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감정싸움을 접어두고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현안 솔루션을 위해 고민할 때가 됐다면서 양측의 대화를 촉구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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