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변함없이 사랑받는 명작…모하임 대표가 주는 '우정의 선물'

지난 주말 게임 올드보이들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선물을 하나 받았다. 바로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1’의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스타크래프트(StarCraft)’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1998년 3월 31일 북미와 중국에서 그리고 4월 9일에는 우리나라에서 발매됐다. 게임의 배경은 미래의 우주로, 지구에서 버림받은 범죄자 집단인 ‘테란(Terran)’과 집단의식을 가진 절지동물 ‘저그(Zerg)’, 고도로 발달한 외계 종족인 ‘프로토스(Protoss)’ 사이의 전쟁을 다뤘다.

벌써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이 새로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대학시절에 이 작품에 빠져있던 청년들이 지금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40대 중년들이 됐다. 그들에게 이 작품의 리마스터 소식은 마치 2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스타크1’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특히 이 작품은 우리나라가 IT강국, 게임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다지도록 만들어준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초고속통신망이 깔리고 PC방에서 젊은이들이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즐겼다. 또 e스포츠라는 세계적인 문화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을 중심으로 한 e스포츠 중계를 위해 게임전문방송도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져다.

그 놀랍고 화려한 기록들을 이 작품이 만들어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리마스터 버전의 등장은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이 리마스터 버전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알리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스타크1’ 론칭 19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장에는 마이클 모하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그가 미국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이 깜짝 놀랄 소식을 전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스타크1’에 대한 사랑이 가장 컸고, 또 가장 오래 갔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 작품의 리마스터 버전이 나온다고 했을 때 가장 열광적으로 반길 나라 역시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아마도 이 소식을 전하면서 모하임 불리자드 대표는 특별한 감회에 젖었을 것이다. 블리자드가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는 특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모하임 대표의 한국사랑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틈이 날 때만다 한국을 방문했고 또 한국 유저들을 만났다.

블리자드가 ‘스타크1’ 리마스터 버전을 만든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유저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아직도 ‘스타크1’은 PC방 순위 6위 자리를 꾀 차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크1’보다 한참 뒤늦게 나온 ‘스타크2’는 이미 오래 전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이 작품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으로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만큼 ‘스타크1’은 우리에게 오랜 친구와 같은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하임 대표는 대한민국 ‘스타크1’ 팬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해 준 셈이다. 리마스터 버전은 그래픽이 대폭 개선됐고, 새로운 기능 등이 대거 추가됐으나 기존 ‘스타크1’의 재미를 그대로 보존했다고 한다.

또 이 작품은 원작의 클래식한 면모와 현대적인 면을 조화시켰다고 한다. 이와 함께 에드온 호환성과 입력방식(IME) 지원, 4K UHD 그래픽 및 와이드스크린 지원, 고음질 오리지널 오디오, 한국어를 포함한 13개 언어 지원, SD와 HD 버전 작품의 상호 호환, 클라우드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블리자드와 모하임 대표는 한국 팬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선물을 했다. 이 작품을 다시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릴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겠지만 글로벌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이 작품은 한참 전에 생명을 다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았다는 것은 아직도 이 작품을 잊지 못하고 즐기고 있는 우리나라 올드보이들에 대한 우정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오랜 우정이 앞으로도 변치 않기를 바란다. 또 우리 게임업체들도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와 같은 진하고 깊은 우정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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