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다양한 가상현실(VR) 기술 및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 ‘VR 엑스포’가 열렸다. 이자리는 VR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론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우려도 큰 자리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VR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지만 이미 해외 업체들에 한참 뒤처진 상황인 만큼 보다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VR 기기 개발은 물론 유통망 구축까지 우리 업체들이 선점한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VR 기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즐기는 시간이 짧아 저변 확대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평도 적지 않다. 또 일회성에 불과한 단조로운 콘텐츠가 대다수라는 선입견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물론 VR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보다 장기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한 역량을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쉽게 떨쳐내기 어렵다.

특히 게임 업계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신생 및 중소업체들이 제대로된 구심점 없이 산발적으로 더딘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우리 업체들이 VR 시장에 대한 확신없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기 때문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미 일부 업체들은 일찌감치 중국의 투자를 받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우리가 VR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셔는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워가는게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앞서 '포켓몬 GO'가 성공한 것은 증강현실(AR) 기술 때문이라기 보다는 판권(IP)이 갖고 있는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IP를 적극 활용하고 더 많은 나라에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리니지'와 같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IP가 있기는 하지만 그 수가 너무 한정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VR 엑스포'는 여러 업체들의 다양한 도전이 있었지만 아직 그 어느것도 제대로 내세우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줬다. VR 시장의 가능성을 실현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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