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음악 등 문화산업 중에서도 게임계의 폐쇄성은 잘 알려져 있다. 비밀이 많고 대외활동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굳어져버린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개발자의 특징'이라며 운둔생활을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같은 행태를 '아전인수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문화단체에서 개최하는 대외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끼는 점은 타 분야 사람들이 게임계 사람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게임인들이 자기만 알고 외부와의 소통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문화계가 게임계를 곱지 않게 보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쓸만한 인재를 게임계가 먼저 싹쓸이해갔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인들의 이기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 것'에는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우리 것'에는 무관심하다는 얘기다. 이는 서양의 개인주의와는 또 다르다. 개인주의는 자기를 우선하지만 사회와 조직전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함께 나서 힘을 합친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산업전체의 흥망이 걸린 문제라 할지라도 나와 상관없으면 눈을 돌려버린다. 이렇다보니 방송이나 애니, 만화, 음악 등 타 분야와 교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문화산업 관계자들이 이같은 문제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가 '게임은 복합 문화 콘텐츠'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대외활동에는 눈을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게임 단체들이 보여준 타문화산업계와의 연계 활동은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지난 달 2월 열린 '문화산업계의 규제 실태' 행사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행사에서 게임쪽 기자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 반갑다"며 문화 교류 가능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한때 '광대'라고 손가락질 받았던 영화계가 지금은 사회 주도층으로 존경받고 있다. 이는 그들이 그동안 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물심양면으로 많은 것들을 이웃과 함께 나눴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게임계가 변해야 할 차례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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