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경쟁자로…과거를 잊고 새 방법론 찾아야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보복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에 진출한 롯데에 대한 불매와 매장폐쇄 등의 조치다. 이 뿐만 아니라 유커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고 한류문화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설상가상 게임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대국의 심술’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세다. 한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미국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게임산업만을 놓고 본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었다. 가장 큰 수출시장이었고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지금도 중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는 지금도 연간 수천억원의 로열티를 우리 업체들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물론 우리가 중국에게 많은 것을 얻었지만 중국 업체들은 우리가 얻은 것의 수배에서 수십배의 이득을 얻었다. 지금은 2류 업체로 전락했지만 샨다라는 업체는 ‘미르의 전설’이라는 우리 게임 하나로 한 때 중국 최고의 IT기업의 자리에 올랐다. 지금 전세계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면서 지금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중국과 우리 게임업계는 상호의존하며 성장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과거의 수혜관계가 뒤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게임을 제공하고 중국이 우리 게임을 서비스하며 돈을 벌었다면 이제는 중국 게임을 우리가 사들여 와서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상황이 됐다.

중국은 그동안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기술면에서도 우리를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했다. 과거의 동반자가 이제는 강력한 라이벌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보니 사드문제로 우리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치면 우리 업체들은 눈치를 보며 벌벌 떨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렇다면 대안은 하나다. 우리가 서둘러 중국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더 큰 시장으로 나가야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이 많지 않고 또 이제는 중국이 우리의 경쟁상대가 된 상황인 때문이다.

중국은 짧은 시간에 막대한 물량의 게임을 쏟아낼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물량전에 맞서려면 똑같은 정책을 써선 안된다. 상대가 물량전에 나선다면 우리는 창의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작품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인도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남들보다 먼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공을 쌓아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성공노하우를 버리고 새로운 성공 노하우로 무장할 수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성공한 순간 실패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말의 뜻은 한번 성공한 노하우는 이미 과거의 부산물이며 새로운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 버린다는 뜻이다. 때문에 과거의 성공을 계속 고집한다면 결국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들이 중국에서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업체들이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 그 답을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겠지만. 그래서 그들을 격려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말하고 당부하고 싶다.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성공시킨 스마일게이트는 당시 ‘죽느냐 사느냐’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었다. 국내 서비스가 실패한 이후 중국진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마져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회사가 없어지고 말 상황이었다. 그리고 피눈물 나는 노력 속에서 결국 답을 찾아냈다.

지금 우리에겐 다시 이러한 의지가 필요하다. 물론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