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게임은 문화다②…업계 먼저 스스로 변해야

게임을 문화로 보지 않으려는 인식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됐을까. 그 배경을 따져보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먼저 학부모나 시민단체들이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사행성’과 ‘과몰입’ 등에 집중돼 있다. 게임 자체에 과몰입과 사행성 요소가 들어가 있어 이같은 인식이 비롯됐다고 할 수있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과몰입에 빠지거나 사행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환경이나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과몰입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환경적인 요인을 모두 무시하고 모든 책임을 게임에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책임을 교육기관이나 놀이문화에 전가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은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까지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부모들의 인식이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권이 유권자인 중‧장년층의 표를 의식해 게임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데 앞장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인식이 바뀌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업계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대외활동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과 학부모 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대화하고 설득하고 함께 고민할 때 꼬였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게임을 산업적인 관점에서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게임이 가장 많은 수출을 달성한다고 해도 이것이 바로 인신전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중들의 의식 속에 ‘떳떳이 내세울 것이 없어서 매출 등 돈벌이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업계나 정치권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게임산업이 국내 문화 산업 수출 규모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K팝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3배 규모의 시장’이라는 산업적인 성과만 강조하는 것이다.

게임이 문화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학문적인 연구와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또 게임이 곧 우리 생활을 밝고 풍요롭게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이미지는 경박스럽고 값싸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를 심오하면서 가치가 있다는 이미지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문화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기반과 인문학적 요소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대신 산업적인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돼 한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권위 있는 연구와 우리 생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등이 집중적으로 조명된다면 게임을 보는 국민들이 인식과 패러다임도 달라질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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