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진에어 부사장…갑작스런 스타리그 중단 아쉬워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해체를 계기로 선수들의 자기계발을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습니다. 구단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미래보다 우선순위는 아닙니다. 선수들이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현재 활동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e스포츠 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영어학습을 예로 들며 선수들이 필수적으로 한 가지 정도의 자기계발에 매진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진에어 그린윙스의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오브레전드‘ 두 팀 모두 영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강사를 초빙하기도 했으나 학습효율이 다소 떨어져 현재는 각 선수별 스케줄에 따라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추가적인 것을 계발하길 바랐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리인 만큼 현재는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e스포츠계는 가장 아픈 시기를 보냈다. 14년간 이어졌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폐지됐고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해체된 것이다. 이 때문에 홀로 팀을 유지하고 있는 진에어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리그 해체는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 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네이밍 스폰서나 구단이라는 관계를 떠나 가족들이 갑자기 실업자가 되는 것을 원하진 않았습니다.”

조 부사장은 “선수들이 이적이나 종목 전향, 혹은 은퇴를 고려하더라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었다”며 “프로리그가 없어졌지만 경기가 열리는 한 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만큼 e스포츠와 마케팅 간 접목을 비롯해 저변 확대 역시 고민하고 있다.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가능한 다양한 사업적, 사회적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조 부사장은 e스포츠 후원이 진에어의 이름을 미국 등 해외에 알리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운영하는 북미 대학교와의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내 e스포츠 선수 및 문화가 널리 알려졌으나 아직 이를 활용하는 능력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객관적인 수치를 파악하고 이를 통한 영업 전략 고도화를 준비해왔으며 올해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로서 특장점을 부각시킨 마케팅 전략 및 상품을 시험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또 앞서 실시한 멤버십 팬페이지 한정 프로모션 등의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방향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다른 경쟁 항공사가 아닌 반드시 진에어를 이용하게끔 하는 마케팅 전략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진에어를 전혀 모르는 고객의 관심을 끌고 한번 타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또 “네이밍 스폰서 형식으로 협회에 일정 부분 의지하며 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다행히 다른 구단 못지않게 독자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알아봐주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후원보다 창단이 효과적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성적보다 자기 계발이 중요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예를 들어 ’롤드컵‘ 등에 진출하면 래핑 이벤트는 물론 관람을 원하는 팬들을 위한 노선운행 동반상품도 출시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