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등 10여개 작품 쏟아져…유사작품 양산되면 유저 눈 돌려

올해 영화계는 작년에 이어 히어로 장르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이미 7개의 영화가 2~3년 전부터 개봉일을 잡아두고 있는 상태며, 여기에 개봉일 등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된 작품들이 더해질 경우 두 자릿수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지속적인 시리즈를 이어왔던 ‘엑스맨’을 시작으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저스티스 리그’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즌을 가리지 않고 개봉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영화 시장에서 히어로물은 지난 2008년 ‘아이언맨’과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특히 2012년 ‘어벤져스’가 모두의 우려를 털어내고 빅히트를 기록하며 다양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제작돼 왔다.

히어로 영화는 기존에 깔려 있던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란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히어로 영화는 그 어떤 작품보다 화려한 시각효과와 희망을 담아낼 수 있으며, 반대로 어둡고 진지한 내용을 담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히어로 영화 붐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히어로물에 대한 재해석과 활발한 영화 제작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이미 이야기의 구조와 캐릭터가 유사하거나 단순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할리우드 유명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히어로 무비는 향후 웨스턴 무비(서부 영화)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평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때 영화계를 장악했던 서부영화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혹평인 셈이다.

히어로 무비가 넘치고 있는 영화계를 보면서 모바일게임 시장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액션 RPG에 이어 MMORPG 장르로 굳어지고 있는 모바일게임 트렌드를 지켜보면 현재 슈퍼히어로 영화 위주로 구성되고 있는 영화시장과 빼 닮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많은 게임 업체들이 올해 다양한 모바일 게임 신작을 공개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라인업을 면밀히 살펴보면 RPG 장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RPG 장르를 제외한 나머지 장르는 숫자와 비중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과거 모바일 게임의 주류와 지금을 비교하면 게임 기술과 하드웨어가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기 때문에 MMORPG 장르 선택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온라인 기반 MMORPG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노하우를 모바일 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확실한 게임을 개발하고 밀어줘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하지만 한 장르에 너무 편중하는 것은 유저들을 질리도록 만들 수 있다.

특히 장르의 일원화는 시장 자체의 확장성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획일화된 게임만을 제공하는 시장은 자연스럽게 유저 이탈로 이어지며, 이는 곧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도태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부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 시장의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비주류 장르로 떨어져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돼버렸다. 모바일게임 시장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금 인기 장르가 오래도록 그 인기를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로운 도전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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