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 이후 더 심각해져…정부가 주도하고 산ㆍ학서 기준 마련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모바일게임이 게임산업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한 이후, 게임계는 다시 도용과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과거 게임의 핵심 재미요소를 그대로 가져오는 소심한 방식에서 벗어나 현재는 그래픽 리소스까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작품이 대거 등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과거 게임 시스템 도용은 최소한의 양심을 지켰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지경이다.

특히 오픈마켓 기반 모바일 게임이 국내에서 자리 잡을 때 나타났던 게임 유형 및 아이콘 카피는 유저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먹혀들지 않아 거의 사라졌지만 게임 내 캐릭터 및 시스템을 그대로 카피해 비슷하면서 다른 게임을 만드는 행태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자연스럽게 모바일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표절의 범주는 어디까지이고, 창조적 모방의 경계는 어느 수준인지를 묻고 있다. 물론 이 기분은 게임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표절의 기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게임 분야에 있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저작권 및 상표권 분쟁에 있어 제대로 된 판결과 사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진행됐던 해외 업체와 국내 업체와의 법적 공방은 현재 진행형이거나 최종 판결 전 합의를 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되면서 사례가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표절 논란을 산업 내에서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개발자 혹은 제작사가 도덕적인 마인드를 갖고 창조적인 작품을 출시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표절에 대한 기준을 쉼 없이 연구하고 제시하며 문화 창작을 위한 규제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유저 스스로 표절이라고 보이는 게임을 서로 알리고 불매하는 태도를 갖는 것 등의 방법이 우선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사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철저히 이루어지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만약 오픈마켓 등에서 이런 소비자들의 의견을 타 유저에게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적 지원을 해 준다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무한정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만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게임 자체적으로 새로운 시도나 도전이 쉼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개발자나 사업가 모두에게 떳떳한 창조 활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장인 정신만을 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공을 들일 수 있을만한 기반이 마련되고 그러한 게임 제작을 위한 투자 환경이 밑거름 되어 주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베끼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이상 표절 게임의 근절은 요원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표절 게임에 대한 규제에 있어서도 보다 활발히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것을 정부에 일임하기보다는 정부가 주도하되 실제 내용은 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어 빠르게 변해가는 시장에 대한 대책과 기준을 제시해 나가는 방식의 프로세스가 절실하다.

이미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혁명은 ‘사물인터넷’이란 이름으로 확장되고, 이를 통한 콘텐츠 산업의 활용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국내 게임 산업이 보다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창조적 활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상, 표절이나 도용 등에 대한 준엄한 제재, 그리고 올바른 문화 콘텐츠 선택에 대한 유저들의 안목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미래에 우리가 한국의 이름을 건 보다 새로운 게임, 한결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느냐는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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