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대결 그려…원작 의식한 스토리 전개 식상

유비소프트(대표 이브 기예르모)의 게임 '어쌔신 크리드'의 판권(IP)을 활용해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이 게임을 즐겼던 유저라면 영화를 보면서 양쪽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우선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게임 시리즈에서 다룬 적이 없었던 15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시대 배경이기 때문에 문신과 헤어스타일 등 외형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암살단의 공통된 의상인 로브 역시 화려한 장식과 차분한 색이 조합된 형태로 연출됐다.

특히 이 영화는 원작 게임을 해 봤던 유저뿐만 아니라 처음 영화를 통해 IP를 접하는 관객들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암살단'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는 적의 등 뒤를 노리는 암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백병전과 파쿠르 액션 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 게임에 등장했던 많은 장치들이 눈에 띈다. 현실과 과거를 잇는 장치인 '애니머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암살단과 템플러의 대립을 다룬 스토리, '애니머스'를 개발한 엡스테르고사의 대표 '앨런 라이킨'의 등장이 그것들이다. 

특히 '에덴의 조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전개와 역사적 위인을 조력 캐릭터로 활용한 점 등은 기존 '어쌔신 크리드'와 동일한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스페인에서 벌어졌던 종교재판 사건을 기반으로 주인공이 '에덴의 조각'을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원작의 장점을 최대한 가지고 오면서 동시에 영화 자체만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장치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시리즈를 플레이 하지 않은 유저라도 '어쌔신 크리드'의 핵심인 암살단과 템플러의 대립 구도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영화적인 재미를 상당부분 희생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관객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과거 분량은 게임과 비교해 대거 감소했다. 또 세계관 설명과 스토리 진행을 위한 내용이 기존 게임의 튜토리얼을 단순히 늘려놓은 수준에 그쳐 흥미와 긴장감이 떨어지는 한계를 드러낸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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