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 등 간신히 턱걸이 '체면치례'

실적 미흡하자 대거 내년으로…공모가 하락 우려에 심사철회를 선언하기도

최근 몇 년 간 게임 업체들의 증권 시장 도전 행보가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때문에 이 같은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하고 상장 절차를 밟은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올해 미투온, 넵튠 등의 업체가 상장 절차를 밟으며 이목을 끌긴 했으나 이전 대비 초라한 한해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를 넘기기 직전 상장을 완료한 넵튠은 논외로 칠 수밖에 없는데다가 미투온 역시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소셜 카지노를 주력으로 삼아온 업체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잰걸음을 보였던 네시삼십삼분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중견기업으로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됐던 올엠이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는 등 업체들의 행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것이다. 이밖에 기대주로 꼽혔던 엑스엘게임즈 역시 몸을 사리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모바일게임 급성장과 함께 게임 업체들의 상장 열풍이 부는 듯 했다.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등 신생 업체들이 히트작 하나로 상장 업체로 거듭남에 따라 게임업계를 비롯해 증권가의 이목을 끌게 됐다.

이후 네시삼십삼분은 10개 업체를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게임 업체들의 공세는 한동안 멈출 줄 몰랐다. 특히 액션스퀘어, 썸에이지 등 네시삼십삼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 업체들이 연달아 코스닥에 입성함에 따라 성공사례는 계속될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의 고공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업계의 위기의식이 팽배함에 따라 이 같은 열풍 역시 빠르게 식어버렸다. 또 앞서 상장했던 신생 업체들이 실망스러운 행보를 거듭한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코스닥 최대어로 주목을 받았던 더블유게임즈가 최근 상장 1년을 맞이했으나 증권가 반응은 냉담하다. 5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가 1년 만에 3만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실적부진에 연기 속출

또 웹게임에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 성장한 엔터메이트 역시 코스닥 상장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키진 못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침체 분위기가 계속됨에 따라 게임 업체들의 상장 행보는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특히 올 한해가 기울어갈수록 게임주뿐만 아니라 증시 전반이 휘청거림에 따라 업체들이 몸을 움츠리고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의 아버지로 불리는 1세대 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 역시 올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상장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이 회사는 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 해외 서비스 성과 확대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후 야심차게 선보인 온라인게임 ‘문명 온라인’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끝에 결국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또 이 같은 공백을 만회할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모바일게임 시장 개척을 타진했던 ‘브레이브스’까지 서비스를 중지하는 등 사면초가와 같은 형세에 몰리고 있다. 게임빌과 협력해 ‘아키에이지’ 판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아키에이지 비긴즈’를 준비 중이지만 내년 2분기께 론칭될 예정인 만큼 당장의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4:33 공격적 행보에 급브레이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올엠(대표 이종명)은 지난 6월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이 회사는 당시 앞서 상장한 게임 업체들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상장 준비를 미뤘다.

특히 게임 업체 성장성에 대한 시장 전망이 보수적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실적 개선 이후 시장평가를 재조정하며 다시 상장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적을 종합해 다시 상장 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이 회사의 계획은 크게 어긋나게 됐다. 예비심사 철회의 이유가 됐던 게임업체들의 주식 흐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또 온라인과 모바일 쌍끌이 전략을 펼쳤던 ‘크리티카’ 서비스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인기 하락세에 대한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도 새로운 매출원에 대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 행보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 박영호)은 앞서 10개 업체를 상장시키겠다는 ‘10X10X10’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또 이를 통해 지난해 액션스퀘어에 이어 올해 썸에이지까지 연달아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액션스퀘어뿐만 아니라 썸에이지까지 상장 이후 이렇다 할 새로운 매출원을 내놓지 못하는 답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액션스퀘어는 호재로 여겨졌던 ‘블레이드’ 중국 서비스가 무산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네시삼십삼분은 ‘로스트킹덤’을 선보인 팩토리얼게임즈를 다음 상장 업체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아직 차기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올해는 미투온과 넵튠이 코스닥 업체로 거듭나며 간신히 게임 업계의 체면치례를 했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이제 막 기업공개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만큼 아직 향후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상장한 미투온(대표 손창욱)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소셜 카지노 게임 ‘풀 하우스 카지노’를 흥행시켜 주목을 받은 업체다. 당초 홍콩 거래소 상장을 꾀했으나 당국의 절차 진행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이를 포기하고 코스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회사는 상장 직후부터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4000원대로 출발했던 주가는 현재 1만원대까지 올라섰다. 이는 이 회사의 주력 매출원인 소셜 카지노 게임 서비스 지역 확대와 가상현실(VR) 사업 공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VR 업체 드림위즈게임즈를 인수하며 관계사로 편입하고 미투온VR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최근에는 오아시스VR 지분 30%를 확보하는 등 VR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주목을 받았다.

넵튠(대표 정욱)은 올해 끝자락에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 업체로 거듭나 이목을 끌었다. 상장 직후 탄력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제 막 상장 업체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아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NHN 한게임을 이끌었던 정욱 대표 등이 설립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 왔다. 또 카카오의 벤처 캐피탈인 케이큐브벤처스의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상장까지 이어졌다.

최근 신생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성공 사례가 급감한 만큼 이 같은 행보는 긍정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보수적인 전망이 팽배했다는 점에서 이 회사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를 가져다 댈 가능성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 회사는 상장 절차에 앞서 소셜 카지노 업체 에이치앤씨게임즈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또 이외에도 오올블루, 아크베어즈, 지우게임즈 등을 자회사로 두기도 했다.

# 막차 탄 넵튠 성과 지켜봐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증시에 입성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오올블루는 모바일게임 ‘헌터스리그’를 원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가운데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아크베어즈의 경우 모바일게임 ‘블랙 서바이벌’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최종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라인과 룽투게임즈의 합작 회사 란투게임즈 등과 협력해 중국 시장에 사천성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탄탄 사천성’을 라인을 통해 론칭하며 해외 시장 성과를 거뒀던 만큼 이 같은 행보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내년은 넷마블게임즈가 상장 절차를 완료할 예정인 만큼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행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개발한 펄어비스 역시 내년 상장 도전 업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북미·유럽 등에서 ‘검은사막’이 이례적인 성과를 거둠에 따라 상장 준비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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