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 . 외산 영향력 확대 '이중고'

넷마블 국내외서 흥행 퍼레이드 ... 엔씨 뒤늦게 존재감 드러내기도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위기가 더욱 고조된 시기였다. 넷마블게임즈와 컴투스 등 일부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 외 대다수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할 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밖에 ‘포켓몬 고’ 열풍과 함께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나 아직 우리 업체들이 가야할 길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또 벌써 몇 년 째 우리 안방을 차지한 슈퍼셀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져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지난 2013년 19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후 점차 위축되고 있다. 바로 다음해인 2014년 성장률이 25.2%로 급감함에 따라 업체들은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3조 4844억원 규모로 19.6%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7% 늘어난 3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해외 업체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 간에도 신작공세가 계속됨에 따라 시장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체 게임 시장에서의 찾지하는 점유율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지난 2014년 전체 시장의 29.2%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32.5%로 계속 커져가고 있다.

# 전체시장 32.5% 점유

올해는 이전까지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 준비만 거듭했던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는 앞서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해 ‘소환수가 되고싶어’ ‘프로야구 6:30’ 등을 선보이긴 했으나 우회적인 행보로 진면목을 보여주진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올해는 ‘헌터스 어드벤처’를 선보이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이어 ‘리니지’ 시리즈 IP를 활용한 자체 개발작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론칭하며 5일 만에 구글과 애플에서 동시에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 중국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리니지2’ IP 기반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넷마블게임즈가 선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까지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킴에 따라 ‘리니지’ 시리즈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통하는 IP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역시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시장 선두권을 점령한 업체로서 위력을 과시했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은 2~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흥행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올해는 ‘모두의 마블’에 이어 ‘세븐나이츠’까지 해외 시장에서 이례적인 흥행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븐나이츠’는 지난 2월 일본 출시 이후 10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데 이어 현지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해외 시장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서비스 3주년을 넘긴 가운데 누적 다운로드 7000만건을 넘어섰으며 누적 매출 800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흥행세가 둔화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으나 지속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순항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단일 작품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새롭게 조명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존 히트작을 제외하면 새로운 해외 시장 흥행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주요 거점을 여기는 시장들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경쟁력을 발휘하며 안착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 시장 주도권 싸움 치열

게임업체들의 유명 온라인게임 판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이 올해도 잇따랐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어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웹젠의 ‘뮤 오리진’이 기존 온라인게임 판권(IP)을 활용해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크게 성공하자 많은 업체들이 이같은 방식을 따라 갔다. 특히 ‘중국’과 ‘판권(IP)’이 핵심 키워드로 주목을 받으며 협업 사례가 계속됐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텐센트와 협력해 ‘FC 매니저 모바일’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에서 도약을 꾀했으나 일방적인 서비스 중지 등에 따라 위기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텐센트 다음의 중국 업체로 꼽히는 넷이즈를 통해 온라인게임 ‘오디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 IP를 내세워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공동저작권을 보유한 액토즈소프트를 비롯해 액토즈의 모회사 샨다게임즈 등과의 갈등을 빚게 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국 이 같은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업체들만 살아남는 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화됐다. 또 초반 마케팅 공세로 반짝하더라도 이후 지속적인 광고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경쟁 작품에게 추월당하는 일도 수없이 반복돼 업체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가 크게 뒤바뀜에 따라 이전까지 시장 흥행을 좌우했던 카카오 역시 새로운 활로 모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휘몰아쳤던 ‘탈카카오’ 현상을 잠재우기 위한 총공세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갔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올해 남궁훈 전 엔진 대표를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한 이후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수익형 광고, 초기 투자 성장펀드 등을 추진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또 이를 통해 ‘아이러브 니키’ ‘놀러와 마이홈’ ‘쿵푸팬더3’ 등의 퍼블리싱 작품을 흥행시키며 성과를 거둬 ‘탈카카오’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다.

그러나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여전히 거세게 이어져 안심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이펀컴퍼니의 ‘천명’, 룽투코리아의 ‘검과마법’ 등에 이어 최근 쿤룬코리아의 ‘가디스’ 등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치 차일드’, 이츠게임즈의 ‘아덴’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선보인 작품들이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순위권에 안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등이 AR 게임 개발 소식을 알리며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 지상파TV광고 한풀 꺾여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 같은 급격한 성장세 속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마케팅 공세가 지상파TV 등으로 확대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체들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만큼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기 시작했으며, 이는 결국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톱스타가 총출동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쟁하듯 톱스타를 내세웠던 TV광고 물량전도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대비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 지상파TV 등에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흥행에 실패한 사례가 잇따르며 마케팅 전략의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민경욱 의원(새누리당)이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달까지 지상파 방송 게임광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17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상파TV 광고비용은 지난 2012년 48억원에서 2014년 190억원 규모로 급격히 늘어났으나 올해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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