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버전에 비해 2년 늦게 '파이널판타지14'가 한국에서 서비스됐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격차를 따라잡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선보인 3.0버전 확장팩 ‘창천의 이슈가르드’ 공개 이후 이탈율 둔화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지표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골수 유저들의 커뮤니티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요시다 나오키 스퀘어에닉스 PD는 2일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마련한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은 이달 온라인게임 ‘파이널 판타지14’에 3.2 업데이트 ‘운명의 톱니바퀴’를 선보이며 유저 몰이에 나선다.

이 업데이트는 기존 글로벌판과의 격차를 크게 좁힌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3.2 패치에 앞서 요시다 나오키 디렉터 겸 PD가 국내 유저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는 ”중국판 등을 포함한 전 세계 ‘파이널 판타지14’ 유저가 600만명을 넘어섰다“며 ”과금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정액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수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을 비롯해 한국 역시 MMORPG 온라인게임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 봉착했다“며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여러 위기 극복을 통해 유저 기반이 견고하게 마련되며 성과를 거두는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현황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유저 중 20대 여성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도 그는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이전까지 스마트폰 기반의 소셜 게임을 주로 즐겼던 유저들이 첫 MMORPG 온라인게임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돼 긍정적인 지표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요시다 나오키 PD와의 질의응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일문일답>
- 3.2 패치 주요 콘텐츠 등에 대해 소개한다면.
”새로운 레이드 ‘기공성 알렉산더: 율동편’ 등장과 함께 제작 클래스가 만드는 장비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제작 장비의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이에 필요한 재료의 수급 등 게임 경제 전반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비 제작 외에도 기존의 임무 보상을 통해 매일 토큰 등의 교환재화를 획득하는 것과 토벌전 ‘마신 세피로트’ 도전을 통해 보다 높은 레벨의 아이템을 갖춰 새 레이드에 도전할 수 있다. 직접 즐기다 보면 전반적으로 게임이 한층 진화했음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한다.“

-앞서 글로벌 버전에서는 ‘알렉산더: 율동편’ 난도에 대한 지적과 수정이 있었다. 한국 버전은 어떻게 적용되는지.
”문제가 된 부분은 2층의 구성이었다. 이건 확실히 우리 개발진의 실수이기 때문에 한국판에서는 수정된 상태로 적용된다. 그러나 그 외에 부분은 글로벌과 동일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사실 한국판 난도를 낮추는 것도 고민을 했는데 지금까지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글로벌판의 일부로써 동일한 서비스를 원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처음에는 난도 조정 없이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하고 순차적으로 완화해 나갈 방침이다.“

- 새롭게 도입하는 PvP 시스템 ‘피스트’ 등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기존 PvP 콘텐츠 ‘늑대우리’ 등은 너무 정형화됐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피스트’는 확실하게 개선하고 싶다는 의도를 갖고 다양한 전략 싸움이 가능한 e스포츠 같은 콘텐츠로 만들어 갈 방침이다. 다만 이 작품은 대전 액션이 아닌 MMORPG로 출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전히 밸런스를 잡힌 상태를 보여주긴 어려운 편이다.“

- 초당 피해량(DPS)을 가늠할 수 있는 ‘나무인형’ 콘텐츠가 등장했다. 이에 대한 유저 반응 어떤지.
”DPS 확인 기능에 대한 요구가 많은 편인데 유저 갈등이나 고착화 등 부정적인 측면 때문에 도입하지 않고 있다. 나무인형은 이를 어느 정도 대신하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일부 유저들은 나무인형을 상대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조언을 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 반면 나무인형 콘텐츠를 완료하지 못하면 레이드에 입장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강제적인 제한을 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콘텐츠를 완료할 경우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은 검토해볼만한 것 같다. “

- 20대 여성층 등 MMORPG를 처음 즐기는 유저가 비교적 많은 만큼 기존 마니아층 간의 반목도 우려된다.
”일본의 경우 이전 시리즈였던 ‘파이널판타지11’을 즐긴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간 반응이 크게 차이가 나는 편이었다. 이는 좋고 나쁨이 아닌 유저 간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또 서로가 점점 섞이고 융화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MMORPG 유저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흥미를 갖고 찾아온 새로운 유저들이 귀중하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특히 한국은 MMORPG가 고전하는 시장인 것 같다. 숙련된 유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화려한 액션 등으로 시선 끌기에 필사적이다. 이는 오히려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 MMORPG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발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커졌고 투자 회수가 잘 안 된다는 시각이 있어 대기업이 아니면 시도하기가 어렵다. 또 전 세계 트렌드가 하나의 게임을 매일 오랫동안 즐기기보다는 바로 접속해 30분이라도 즐기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동기부여도 되고 돈을 벌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MMORPG는 죽지 않았다. 다만 쉬고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청장년층이 게임을 즐기는 게 당연시 됐기 때문에 이후 이들이 중년이 됐을 때는 느긋하게 즐길 방대한 세계관의 MMO가 잘 맞을 것이라 보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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