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큰 잔치 가운데 하나인 지스타가 최근 막을 내렸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 성과에 대해 규모면에서나 관람객 동원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로만 놓고 비교 평가한다면 그렇게 분석할 수도 있다 싶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오늘보다는 내일이,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 불안하다는 것이다. 일단 양적인 성장부터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스타는 지난 2013년 18만8707명의 관람객 동원에 이어 2014년에는  20만509명의 관람객이  다녀가 6.2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에는 4.5% 증가한 20만9566명에 그치더니 올해에는 22만여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겨우 전년대비 4.6%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가 매년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초라한 성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규모면에서 이미 오래전에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전시회마저도 중국보다 못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때 미국의 E3와 일본의 도쿄게임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게임쇼로 키우겠다던 정부와 업계의 기대감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이제 명맥조차 유지하는데 급급한 처지가 됐다.

이처럼 지스타가 위기를 맞게 된 데 대해서는 여러가지 원인을 지적할 수 있다. 우선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꼽을 수 있겠다. 게임에 대해 주홍글씨를 써 놓고 관람객을 모은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대회 개최 장소의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지스타는 그간 8회차에 걸쳐 부산에서 열려 왔다. 이는 지스타 개최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지스타 개최를 결정하면서 지방화 촉진 및 게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인다는 방침 아래, 지방 순환 개최를 원칙으로 삼았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부산시가 지스타를 마치 자기 지역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처럼 못을 박아 낚아채 버렸다.

문제는 그럼으로써 대회 개최 등의 효과가 커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고 탄력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반감돼 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회 개최지를 바꿔야 할 때가 된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부와 협회는 깊은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지스타의 부산 개최를 깎아 내리기 위한 목소리라고 밀어 붙이기엔 이젠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 전시회는 또 일부업체로 크게 쏠린 전시 공간도 논란을 빚었다. 한마디로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주최측 입장에서 보면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정부 자금 지원 등으로 열리는 사실상의 정부측 행사에 마치 특정기업 몰아주기로 비춰진 전시 공간 배치는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무리수였다.     

이밖에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고, 전시회의 부대행사 역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전시회 기획 리포트에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스타는 게임계의 빅 이벤트다. 업체들의 참여도가 낮아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건 변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안타까움의 지적은 자칫 지스타가 목표하는 세계적인 전시회가 아닌 이류 전시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지스타 조직위는 현실을 냉정하게 내다 보고 초심으로 돌아가 대회 개최지 변경을 고민 해 봐야 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이나, 어제도 그랬으니까 오늘도 그랬음 하는 바람은 발전을 위한 제언이라기 보다는 퇴보하는 길의 지름길일 뿐이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