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빨 빠진 게임산업 이대론 안된다
[커버스토리] 이빨 빠진 게임산업 이대론 안된다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6.10.06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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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시장 내주면서 주도권 상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수요도 외산에 밀려…자칫하면 싱태계 '괴멸'우려

 

우리 게임산업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내놓은 지는 이미 오래됐고 이제는 모바일게임 시장마저 외산게임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우리 업체들의 기술과 역량을 사기 위해 줄을 섰던 중국업체들도 이제는 더 이상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2류 국가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처럼 순식간에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곤두박질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게임업계는 더 늦기 전에 이 두가지 화두에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는 영원한 2류, 3류 국가로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PC방에서 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모두 외산게임들이다.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3’ 등 세 작품이 차지한 비중은 60%가 넘는다. 나머지 40%를 수십개의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나눠 갖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는 사정이 이보다 좀 나은 편이지만 유럽과 일본산 작품들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산 작품들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간이 더 흐른다면 국산 모바일게임을 찾는 것이 쉽지 않게 될 날도 올지 모른다.

여기에 우리 업체들의 몸값도 벼랑 끝으로 떨어져버렸다. 과거 우리 업체들은 중국업체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이제는 ‘미운 오리새끼’처럼 눈 밖에 나고 말았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활발하게 이뤄져 왔던 중국업체들의 대한 투자가 최근 뚝 끊어졌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게임업체들의 국내 투자가 우회상장이나 인기 판권(IP) 확보를 제외하곤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작품성은 뒷전, 돈만 좇아
한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 불리며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우리 업체들이 지금은 왜 이처럼 초라하게 추락하고 만 것일까. 그 원인부터 철저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게임산업을 위기로 몰고온 내적인 요인으로 게임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는 돈을 버는 것에 혈안이 됐던 점을 꼽는다. 작품성을 높이기보다는 남들이 잘되면 누구보다 빨리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 돈을 벌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개발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눈치와 연예인 마케팅, 광고물량공세 등 외적인 요인에 크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안일함으로 인해 벌써 수년전부터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최근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까지 해외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간 등장했던 신작들은 처참히 흥행에 실패했으며 일부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최근 모바일게임으로 판세가 달라지며 주요 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눈을 돌린 만큼 이 같은 상황을 뒤집을 역량은 더욱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온라인게임 시장은 십년이 넘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종료될 정도로 생존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위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업체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악의 행보를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우리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인 넥슨의 모습은 게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유저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대기업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성까지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말았다.

이는 FPS 장르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며 현재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서든어택’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지난 2005년 서비스가 시작돼 10년이 넘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FPS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 되풀이되는 잘못된 관행
‘서든어택’의 인기를 잇는 후속작이 등장한다는 소식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서든어택2’는 업계의 충격을 가져올 정도로 떨어지는 완성도였으며 유저들의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무분별한 여성 캐릭터 노출 등 선정성 논란이 부각됐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서든어택2’의 등장은 마치 폭풍처럼 업계를 휩쓸며 지나가버렸다. 이 작품은 우리 업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냈고 결국 론칭 몇 주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는 등 충격의 연속이었다.

‘서든어택2’는 앞서 불과 몇 달 전에 등장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와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실상 전혀 다른 게임성으로 논리적인 예시라 볼 수는 없지만 우리 업체들의 현주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업체들의 가치 판단 우선순위가 크게 잘못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출과 실적에 매몰된 판단과 결정이 반복됨에 따라 정작 게임이 지켜야 할 것들은 놓치지 않았냐는 것이다.

# 개발자 떠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
조 단위의 연매출을 올리는 넥슨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업체들은 매년 덩치를 키워가고 있으나 죽는 소리를 내며 몸을 웅크리기에만 급급하다. 과감한 투자는 M&A를 비롯한 회사 가치를 올리고 자금을 축적하는 돈 계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정작 유저들이 평가할 작품을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일구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또 며칠을 밤새며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개발자들의 처우 역시 달라지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음으로 우리 게임업계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외적요인도 우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 왔던 ‘셧다운제’뿐만 아니라 기회만 있으면 게임산업을 규제하려드는 정치인들이 있는가 하면 시민단체, 일부 학자들이 게임을 마치 마약같은 중독물질로 몰아가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같은 사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많은 게임인들이 업계를 떠나거나 의욕을 잃고 한국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진짜 실력 있는 개발자들은 해외로 떠났다고 말한다. 이는 국내 업체들이 제시하는 미래나 업계 현실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는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또 오히려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우리 개발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적극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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