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게임쇼로 알려진 독일 ‘게임스컴’이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이 전시회는 두 달여 전 미국에서 열린 ‘E3’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E3가 새로운 기대작들의 소식이 발표되는 자리라면 게임스컴은 앞서 발표된 작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지는 것이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며 유저들을 깜짝 놀래키진 못했지만 신작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게임스컴’은 34만 5000여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몰리며 위상을 과시했으나 전년 대비 성장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유럽 각지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보안 검색이 강화되는 등 비교적 뒤숭숭했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 전시회를 주최한 퀼른시는 이 행사를 게임뿐만 아니라 먹거리, 공연 등이 어우러진 도시 축제로 만들어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게임 전시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스컴’은 기대작의 깜짝발표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유저들과 직접 만나기 위해 화려한 부스를 마련하고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의 카카오게임즈가 ‘검은사막’을 앞세워 B2C 전시관에 참가해 더욱 특별하기도 했다.

이 전시회를 보며 우리나라의 ‘지스타’와 자연스레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지스타'는 대형 온라인게임 신작이 감소함에 따라 위기감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 전시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지속적인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보여줄 것이 없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보여주겠다'며 많은 업체들이 참가해야 할 것이다.  

지스타를 '신작 발표장'이 아니라 '유저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서 '블레이드&소울'의 e스포츠 대회와 뮤지컬 등을 열어 문화 축제의 장을 만들었던 것처럼 더 많은 업체들이 힘을 모은다면 좋지 않을까.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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