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펄어비스의 고도성 PM, 최서원 실장, 김재희 팀장, 카카오게임즈의 김민성 법인장, 류지철 CTO, 박유진 '검은사막' PM.

카카오게임즈(각자대표 남궁훈, 조계현)는 17일 독일 쾰른 레디슨블루 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북미유럽 서비스 성과와 성공 배경을 공개했다.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이 지난 3월 북미·유럽 서비스 이후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현지의 대표 게임쇼 ‘게임스컴’에 전시돼 새로운 성공 사례로 이목을 끌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발 업체인 펄어비스 및 현지 서비스를 담당한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들이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특히 김민성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장은 “올해 ‘게임스컴’ 참가는 초반 흥행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유저 눈높이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를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에도 계속 ‘검은사막’을 출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도성 펄어비스 PM은 “국내 유저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며 “업데이트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고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각국의 유저들도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문일답>

- 북미·유럽에서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북미·유럽의 MMORPG 시장 등 전체 규모에서는 당연히 미약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외 시장에 진출했던 타 업체들의 연간 성과보다 현재까지 ‘검은사막’이 올린 성과가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라 말할 수 있다.”

- 현지에 특화된 마케팅 방법을 소개한다면.
“국내의 경우 네이버와 같은 영향력이 강한 특정 채널이 있는 반면 북미·유럽의 경우 채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IGN 등 주요 매거진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배너 등의 브랜드마케팅도 집행했으나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반의 홍보였던 것 같다. 또 앞서 등장한 ‘프리 투 플레이’에 대한 인식이 나쁘기 때문에 한국형 스테레오 타입을 시도하지 않으려고 했다. 전략적으로 ‘페이 투 플레이’를 선택했다. 초반에는 PR 중심으로 마케팅이 진행됐으나 업데이트가 반복됨에 따라 효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 유럽법인 설립 과정을 조금 더 듣고 싶다.
“설립 과정에서 모르는 것을 물어 볼 데가 없었다. 인터넷, 전화, 우편 등부터 모든 것을 직접 해야만 했다. 또 설립 초반 휴가철이 겹치며 이끌어가기가 더욱 어려웠다. IDC 서버 구매 등 현지에 필요한 것들을 조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반면 개발 업체와의 의견 조율 등은 오히려 수월하게 진행됐다.”

- 커스터마이징과 같은 부분이 효과를 크게 봤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현지화 작업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국내 개발자들은 아무래도 동양 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구권 유저들에게 완벽히 맞는 스타일을 찾긴 어려운 편이다. 현지 법인을 통해 전달한 이후 피부색을 비롯해 골격 등이 우리 기준 대비 큰 차이를 보였다. 닌자 등의 캐릭터 역시 원형을 더욱 부각시켜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 국내와 유럽 간 잔존율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데.
“수익 구조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는 부분 유료화와 유료 구매 등 수익 구조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초기 30유로를 지불하고 구매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시작 지점이 다르다고 본다. 국내에서도 익숙치 않았던 부분이 있어서 잘 맞지 않았던 것들을 개선했던 것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

- 콘솔 및 가상현실(VR) 등의 대응은 생각하고 있는지.
“매주 대량의 패치를 적용하며 서비스하고 있는 단계인데 콘솔 시장에서 이 같은 운영은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콘텐츠 공개 시기가 지역별로 격차가 나타나는데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유럽 쪽 유저들은 4~5월쯤 날씨가 좋아지면 휴가를 가는 등 집에 있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때문에 이 같은 시기에 잔존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마케팅을 집행해왔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9월부터는 유저가 다시 돌아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 현지화 작업 사례를 소개한다면.
“나름대로 유저 동향을 추측해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피부색을 늘리는 등 세밀한 부분을 제공하려고 했다. 기존 국내 서비스보다 자연환경 및 날씨효과 등을 과하게 묘사한 것도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각 국가별로 요구 사항이 큰 차이를 보였으나 점차 겹치는 것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요리, 재료 가공 등에 ‘기운’이 소비돼 완급조절이 이뤄졌으나 이를 제거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새롭게 유입된 유저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 업데이트 분량이 많은데 이를 적용하는 속도 역시 빠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개발 과정에 대한 비결이 있다면.
“기획 단계부터 개발자들과 대화를 한다. 구현되지 않는 기획들이 작성되거나 바로 폐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최대한 간략하게 기획서를 작성하는 게 비결 중 하나다. 물론 일하는 시간이 많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서로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유저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유럽 중 터키 서비스는 왜 빠졌는지 궁금하다.
“활발하게 라이선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하드웨어 인프라 수준이 굉장히 낮은 편이고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하는 국가기 때문에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치 규모가 크고 주기가 짧은 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이 같은 제반 사항은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편이다.”

- 각 권역별 마케팅 및 서비스 전략의 차이는 무엇인지.
“유럽의 경우 많은 국가로 이뤄졌는데 언어별로 보면 편할 것 같다. 우리는 독어권, 프랑스어권, 영어권 등으로 3개 언어를 지원하며 각각의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각 포럼을 통해 패치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개발 업체에게 전달한다. 유럽에서는 영어가 큰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는 편이며 정서적인 측면에선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반응은 확실히 구분이 된다. 북미의 경우 업데이트를 실시 이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편이다. 반면 유럽은 매출이 올라가지 않지만 DAU와 같은 지표가 상승하게 된다. 이 같은 격차는 일반적으로 매출 차이로 이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마케팅 전략은 직관적 수치를 파악해 긴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 같은 각 지역별 업데이트에 대한 반응은 주의 깊게 보고 있다.”

-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업체들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절박하게 해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아무래도 해외 진출이라는 것 자체가 냉소적일 수 잇는데 ‘토탈사커’와 같이 우선순위 중심의 업무 및 사업 진행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누구나 절박하겠으나 국내처럼 형태를 갖추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챙겨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 쉽지 않을 것 같다. 때문에 모든 인력이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기를 조언한다.”

- 유료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페이 투 윈’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밸류 팩’ 판매에 대해 돈을 쓴 사람이 이긴다는 ‘페이 투 윈’ 이슈도 있지만 현지 유저들은 월정액 형태로 받아들이기도 한 것 같다. 경험치 혜택이 국내가 30%라면 북미 등은 10%로 차이를 줬고 이득을 본다기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페이 투 윈’에 예민한 만큼 국내의 마일리지숍에 해당하는 로열티숍에 캐시가 아닌 다른 재화로 일일 밸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대체 수단을 도입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방향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료 상품 판매를 두고 차라리 정액제로 운영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온라인게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최근 DAU 등의 수치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앞서 수치가 잘못 전달돼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DAU 20만에 최고 동접 10만을 기록했었다. 현재는 DAU 10만 수준이다. 이전 대비 많이 하락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적은 수치는 아니라고 본다.”

-올해 목표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본적으로 연내 100만 유료 가입자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달성하면 그 외 수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업데이트의 경우 기존 심화 유저를 위한 것들로 잔존율을 지키는데 주력했다고 할 수 있다. 유료 구매 방식이라는 허들이 있는 가운데 과도하게 유저들의 할 일을 늘리는 업데이트는 고착화 우려가 큰 편이다. 때문에 앞으로는 신규 유저가 진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예정이다.”

-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 MMORPG 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적지 않은 편이다.
“MMORPG의 경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은 5~6년은 예삿일이 됐다. 준비 기간이 늘어난 만큼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힘들게 시장에 내놨는데 유저는 빠르면 두세 달, 길게는 6개월에 이를 모두 소비한다. 이후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확장팩 역시 한 두 달을 버티지 못한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빠른 업데이트로 극복하고는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역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성공 사례가 없어 시장 자체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로 여겨지고 있으나 여전히 MMO 유저층은 견고하다고 보고 있고 ‘검은사막’ 자체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쾰른=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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