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화끈한 플레이로 대회 선점

준결 이어 결승서도 상대팀 압도…중국 e스포츠 시장 성장 가능성 보여줘

 

지난 달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피파3 EA 챔피언스 컵 2016 서머’가 한국팀 ‘팀 아디다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전력 및 자국대회 성과 등에 있어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지만 국제 대회에 있어서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EA챔스컵의 우승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의 e스포츠시장 규모와 전략 등을 확인할 수 있던 대회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e스포츠 분야 중 비인기 종목인 ‘스포츠게임’ 종목의 글로벌 대회가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은 개최국인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EA 챔피언스 컵 2016 서머(이하 EA챔스컵)’는 중국 상하이 상하이엑스포 센터 실버 홀에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 일정으로 개최된 아시아 지역 통합 피파온라인3 e스포츠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등 7개 국가별 리그를 대표하는 8개팀(지난해 우승국 중국 2개팀)이 참가해 총 상금 30만 달러(한화 약 3억 5000만 원)와 아시아 지역의 왕좌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특히 EA는 올해부터 국제 e스포츠 대회로서 자리매김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로 리그 횟수를 늘리고, ‘EA챔스컵’ 참가 국가들 중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것을 목표 하고 있어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는 평가다.

# 한국팀 왕좌 되찾아

이번 EA챔스컵과 관련해 가장 큰 성과는 역시 ‘피파온라인3’로 대표되는 스포츠 게임 분야에 대한 한국 e스포츠의 수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으로 출전한 팀 아디다스는 본선 경기인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두 경기 모두 3대 0의 스코어로 제압하는 등 피파온라인3 아시아지역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물론 대회 초반부터 한국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아왔지만, 작년 ‘피파온라인3 아시안컵’의 우승국이었던 중국이 2개 팀이나 출전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승후보 순위에서 한국팀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팀 두 팀은 모두 조별 예선에서 떨어지는 이변이 발생한 반면 한국팀은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도 한국팀은 ‘피파온라인3’ 대회 흐름에 있어 기존 틀을 깨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아시아 지역 팀들의 게임 플레이가 현대 축구의 시스템을 따라가듯 첫 득점 이후 수비로 전환하거나 연장전 혹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기싸움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용했다면, 한국팀은 압도적인 필드 장악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2골 이상의 골을 만들어내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짓는 스타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팀은 조별예선에서의 한 번의 패배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를 필드에서 내는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회 이틀 차 본선에서는 단 한 경기도 연장전을 가지 않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데 성공했다.

이런 한국팀의 시원한 경기 운영은 경기를 실시간으로 관람한 중국 관객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존 ‘피파온라인3’ 대회에서 보여주었던 다소 답답한 경기가 아니라 시원한 흐름과 골 퍼레이드가 볼거리를 새롭게 바꿨다는 것이다.

대회를 지켜본 한 중국 참관객은 “조별예전에서 중국팀이 모두 탈락해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한국팀의 경우 ‘피파온라인3’만의 장점인 시원한 공격 축구를 제대로 구사해 관전하는 맛이 있다”고 말할 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피파온라인3 글로벌 성공 가능성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아시아 지역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비 아시아권 유저들도 관심 있게 경기를 지켜봤다는 점이다. ‘피파온라인3’ 자체가 EA의 메인 프렌차이즈인 ‘피파’ 시리즈의 온라인 버전이기 때문에 글로벌 e스포츠에 있어서 인지도는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피파온라인3’가 PC 온라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패드를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더욱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기기 사용 비율을 보더라도 키보드를 사용하는 유저와 게임 패드를 사용하는 유저가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콘솔 유저의 유입이 용이한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현재 EA는 새롭게 출시하는 신작 타이틀에 대한 e스포츠 리그를 야심차게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파17’을 비롯해 ‘NFL17’에 대한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3600만 원)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파온라인3’는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 없이 ‘피파’ 브랜드를 활용한 e스포츠 창구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피파’에 대한 e스포츠는 사실상 ‘피파온라인3’로 진행이 되는 대회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패키지로 발매되는 ‘피파’ 시리즈의 경우 시리즈 간 매칭은커녕 시스템조차 다르기 때문에 e스포츠의 필수요소인 동일한 시스템 및 규칙 적용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피파온라인3’는 단일 클라이언트와 동일 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피파’ 시리즈 플레이어를 하나로 묶어 나갈 전망이다.

이미 이와 같은 시도는 과거 WCG 등 글로벌 e스포츠대회를 통해 시범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특히 이번 EA챔스컵의 경우 최대 e스포츠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 ‘피파온라인3’의 입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타 국가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랄프 리 EA차이나 부사장은 “원래 ‘피파온라인3’은 온라인 게임 시장이 활성화된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해 서비스를 시작한 작품이지만, 현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 않은 국가 선수들도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패키지 게임과는 별개로 차기작을 아시아 지역 이외의 국가에도 서비스하는 방안을 고려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리그 오브 레전드’ 등 특정 종목에 집중돼 있던 중국 e스포츠 시장의 종목 다양화를 성공적으로 증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중국 e스포츠 성장세 확인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이 체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대회 첫날 중국대표 2개 팀이 모두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대회 규모나 운영 등에서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팀플레이 게임을 제외하고는 프로게임팀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파파온라인3’의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지원 아래 12개의 프로 e스포츠 클럽이 활동을 벌이는 등 팀 단위의 e스포츠가 활성화돼 있다.

여기에 e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기존 PC 온라인 게임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게임으로 확대되고 있어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보다 빠르고 큰 규모의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

텐센트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서비스 중인 PC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 종목 확대를 밝혔고, 이미 다른 업체들 역시 크고 작은 모바일 게임 기반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면서 흥행성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빠른 성장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너무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e스포츠를 뒷받침해주는 부가적인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스포츠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승부조작과 관련해서도 중국 시장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경기장 건설과 리그 확대 등 판 자체를 키우는 작업 역시 필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건전한 e스포츠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EA 챔피언스 컵은 중국 시장에서 e스포츠가 가지는 위치와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라며 “e스포츠 경기장과 관객들, 종목 다변화 등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승부조작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장치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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