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 사람들은 어디 가서 떳떳하게 “난 게임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한다. 게임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이 그만큼 나쁘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서 직업을 말하면 마치 불법 도박물을 취급하거나 청소년들을 나쁜 데로 끌어들이는 마수를 대하듯  다시 한 번 쳐다본다.

반대로 “난 영화계에 있다”거나 “난 음악계에 있다”고 하면 “아~ 그러시냐”고 고개를 끄덕인다. 부러운 눈으로 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말이다. 이것이 우리 게임계가 처한 현실이다. 이런 부정적인 시각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게임에 대해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게임의 날’을 제정하는 일이다. ‘영화 주간' 또는 영화인의 날’도 있는데 ‘게임의 날’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인들을 무시하거나 하대하는 태도다. 물론 100년이 훌쩍 넘은 영화계의 역사와 비교할 순 없겠지만 게임의 역사 또한 그에 버금간다. 내년이면 60주기를 맞이하게 된다. 더군다나 게임은 콘텐츠 가운데 핵심 코어다. 시대가 바뀌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영화를 보면서 친구들과 어울렸다면 이제는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사회적 관계를 익힌다. 이미 우리의 환경은 게임을 통해 이어지고 있고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누리며,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

‘게임의 날’이 제정된다면  그 효과는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게임인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또 게임업계와 오프라인 유저간 소통이 이루어짐으로써 문화 사회적 파급효과 또한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또하나의 축제마당이 생겨남으로써 게임계는 물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제도권에 인식전환의 계기가 될 게 확실하다 하겠다.

정부는 게임계에 대해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수출 산업 전사로서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계에 자긍심을 안겨주고 명실상부한 산업인으로 자리매김하는데는 인색하다. 그렇다면 진정 이 시점에서 게임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 것은 다름아닌 ‘게임의 날’을 제정하는 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정부의 힘있는 결단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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