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 콘텐츠 산업계는 그야말로 판권(IP)을 활용한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매체에서는 이미 만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개봉하거나 방영을 준비 중이다. 또  도서와 만화 등은 이미 다른 IP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활발하게 나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영화 분야에 있어서는 올 하반기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만화 기반 영화들이 개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유명 IP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영상 매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게임업계의 트렌드 역시 완전히 새로운 신규 IP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작품들의 IP를 활용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과 모바일 등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고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개발 트렌드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새로운 IP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신규 IP를 새롭게 발굴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기존 IP를 활용할 경우 이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기존 팬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매우 우려스운 것이다. 영화계에서도 과거 2000년대 초반 무분별한 IP 활용 영화들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시리즈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C코믹스는 자사의 다양한 원작 카툰 소재 영화를 적극 추진하며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을 공개했지만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디즈니 역시 다양한 IP 작품을 활용한 영화를 선보였지만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등의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게임계에서도 과거 영화계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팬을 보유한  IP를 활용해 새 작품을 개발하고 있으나 완성도 등에서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계는 과거 영화업계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IP를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의 시스템, 장르,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색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엔 '포켓몬GO'가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빅히트를 하고 있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IP를 활용하는 것이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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