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의 맏형격인 김정주 NXC 회장이 지난 13일 끝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다음날 새벽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김 회장은 이날 언론을 피해 검찰청 뒷문을 통해 집으로 돌아갔다.

게임계 최고경영자가 검찰에 불려간 경우는 지난 2011년  '메이플 스토리' 해킹 사건 이후 처음이다. 과거 회사 횡령 배임 사건으로 검찰에 불려가 결국 법정에 선 A사 B대표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A사 B대표는 게임계를 대표한다는 기업의 수장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파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김회장은 다르다.  이름 자체만으로도 그 상징성이 크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범법행위가 드러난 것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 지경에 까지 이르도록 한 데 대해 김 회장은 물론 게임계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특혜 시비가 사실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계는 그간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다. 특히 산업 구조적인 문제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고 특정 기업이 직접 개입되어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일정한 거리를 둬 왔다.  더욱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판에 이 사건을 드러내 흔드는 것이 당사자인 김회장 뿐만 아니라 게임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번 사건이 게임계의 성장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몸에 박혀있는, 결코 살이될 수 없는 고름이라면 자신의 살을 기꺼이 찢어내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김 회장은  이제라도 이번 사건의 진실을 세세히 밝혀야 한다. 더 이상 무엇을 숨기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말처럼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 놓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것은 자신 뿐 아니라 그가 소속돼 있는 회사의 조직과 구성원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고 그게 합당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번 기회에 넥슨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이 왜 심화되고 고착화됐는지를 김회장도 살펴봐야 한다. 잘 나가니까 주변사람들이 배가 아파서 그런 게 아니냐는 말은 변명치고는 대단히 위험하고 아니한 판단이다.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갖다대는 이중적 태도로 어떻게 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 것은 적을 만들고 아군을 적진 앞에서 죽이는 것과 같다.

김 회장과 넥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 자세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 것이 김회장을 위하고 넥슨을 위하는 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게임계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게임계는 여전히 김회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철저한 자기 반성은 패배의 결과물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디딤돌이자 희망이다. 김 회장은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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