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을 향한 분노에 끝없는 전쟁 '참혹'
 타락한 마물 물리치는 전투 '후끈'…습격․복수 통해 파워 키워야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최근 첫 퍼블리싱 모바일게임 ‘원(O.N.E)’을 카카오 게임숍에 먼저 론칭한데 이어 원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 안드로이드 유저 대상 본격 서비스에 나섰다. 그러나 구글의 마켓 광고 취소, 검색 배제로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업계 이목이 집중된 화제작이 됐다.

코어크리에이티브(대표 김동국)가 개발한 이 작품은 카카오의 퍼블리싱 브랜드 ‘카카오게임 S’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왔다. 특히 사전예약 신청자가 110만명을 넘는 이례적인 지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기존 액션 RPG 문법을 따라가는 가운데 습격, 복수, 수배 등의 콘텐츠로 차별화가 이뤄졌다. 이는 이 회사의 첫 퍼블리싱 도전작이라는 점에서 신중하면서도 합리적인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모바일 퍼블리싱 브랜드 ‘카카오게임 S’를 통해 10여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신작 ‘원’은 이 같은 신작 라인업의 향후 분위기를 좌우할 첫 작품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 작품의 첫 인상은 기존 액션 RPG와 유사한 편이다. 이는 ‘레이븐’ ‘이데아’ ‘히트’ 등 대형 작품들이 연달아 포진한 치열한 시장에 정면 승부에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카카오뿐만 아니라 모든 업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앞서 성공한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우위를 차지해야 할 지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단순히 습격에 대한 복수를 넘어 상대를 수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한발 더 나아갔으며 이 같은 커뮤니티를 뒷받침하기 위한 카카오톡 기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증오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슬라브 신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팬터지 세계관을 통해 신과 대적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특히 압도적인 크기의 적을 상대하는 전투 연출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작품은 ‘증오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Odium Never Ends)’는 말의 앞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내세웠다. 이는 작품 세계관을 관통하는 이야기 줄기와 유저 간 습격과 복수를 거듭하는 게임성 두 측면을 모두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소개했듯이 이 작품의 세계관은 신과 대립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7대 주신’의 악행으로 등장한 마물들이 세계를 뒤덮은 가운데 국가 간의 전쟁까지 벌어져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저가 ‘증오’하고 집요하게 추적하는 대상과 배후들은 결국 ‘7대 주신’을 비롯한 절대자들이다. 인간이 신에게 대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성립이 되지 않고 이는 복수를 위한 끝나지 않는 여정을 의미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이전까지 액션 RPG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유저는 야만자객 ‘사라’. 성기사 ‘키릴로스’, 법사 ‘레이나’ 등 3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캐릭터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메인 화면에서 자유롭게 캐릭터를 변경해 각각의 성장 과정을 즐길 수 있다. 또 이 같은 구조는 이 작품의 핵심 요소인 ‘수호’ 콘텐츠와 연계돼 캐릭터 육성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다.

‘수호’ 콘텐츠는 메인 화면의 탐사 메뉴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말 그대로 일정 시간 동안 캐릭터를 떠나보낸 뒤 다양한 보상을 발견하는 방식이다. 이는 캐릭터 스테이지 진행 단계에 따라 탐사 가능 지역이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1시간, 3시간, 8시간 등 수호 시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시간 동안은 해당 캐릭터는 아무것도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또 이 과정에서 다른 유저로부터 ‘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핵심 재미 요소 중 하나다.

# 강력한 상대는 ‘현상수배’

‘습격’ 받은 유저는 상대에게 ‘복수’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스레 유저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했다. 특히 복수 대상이 내가 직접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면 ‘현상수배’를 걸어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이처럼 유저 간 공방을 핵심 요소로 내세운 만큼 길드 기능을 통해 이를 극대화시키기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의 ‘길드 채팅’ 시스템을 도입하며 커뮤니티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길드 채팅은 길드에 가입하는 순간 자동으로 카카오톡 전용 채팅방에 입장하게 되는 방식이다. 이는 실제 이름 및 프로필 사진이 아닌 게임 캐릭터명, 아이콘 등으로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 우려가 없도록 운영된다.

또 이 같이 유저들 간 공방이 개인이 아닌 길드원 규모로 확장됨에 따라 작품에 대한 몰입감 역시 배가된다. 이는 앞서 게임들의 길드 기능은 단순히 더 많은 보상을 획득하는 용도로 인원수 채우기에 그쳤던 반면, 이 작품의 경우 유저 간 교류를 통해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작품은 습격, 복수 등에 따른 공방전뿐만 아니라 최대 6인이 즐기는 실시간 대전 ‘난투장’ 등도 구현됐다. 또 현재 오픈되진 않았지만 팀 대전, 길드전 등이 준비 중인 것을 엿볼 수 있다.

이 회사는 기본적인 액션 RPG 작품으로써 완성도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비주얼 구성뿐만 아니라 회피를 통한 백어택 판정 등 액션성을 구현하는데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최근 액션 RPG 장르는 대작을 지향하는 만큼 기본적인 스테이지 진행의 스토리텔링 및 연출에도 적지 않은 노력이 투입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퀘스트와 연계되는 이야기 진행, 보스와의 전투 등은 각별히 신경 써서 구현됐다.

또 한편으론 유저를 습격하고 이에 대해 복수하는 과정을 핵심 재미 요소로 구현한 이 작품의 게임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결코 다른 사람을 쉽게 용서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 ‘밀양’은 아이를 납치해 살해한 유괴범이 감옥 안에서 신에게 용서를 받았다고 말한다. 반면 아이를 잃은 엄마는 어렵사리 찾아간 면회 순간에 이 같은 말을 듣고 어떻게 자기가 용서를 안 했는데 그럴 수 있느냐고 신을 원망하게 된다.

‘원’ 역시 인간이 신을 증오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질문이 연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경우 용서를 구해야 할 절대자로부터 오히려 용서를 받아내기 위한 복수의 여정을 떠난다.

# 보여줄 것이 더 많다~

이처럼 용서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이 깨진 세계라는 점은 유저 간 습격과 복수의 무한반복에 대한 개연성이 되고 있다. 신을 용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는 만큼 사람과 사람 간의 복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처럼 퍼블리싱 브랜드 '카카오게임 S'의 첫 도전이라는 것을 비롯해 이 작품에 여러 의미를 담아 성공을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친숙함과 안정적인 것을 바탕으로 차별화 요소를 가미하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합리적인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됐으나 안타깝게도 구글과의 논란이 빚어지며 제대로 탄력을 받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이제 막 서비스 한달을 넘긴 시점인 만큼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더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카카오가 그동안의 논란과 악재를 딛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