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스토리 전개 '눈길'…늘 새로운 상황에 '절벽 도전'

인트라게임즈는 최근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신작 PS비타 타이틀 ‘용사, 죽다’를 출시했다. 이 작품은 니폰이치가 핸드폰 게임으로 개발했던 판권(IP)을 새롭게 콘솔게임화 한 작품으로 기존에 정형화된 이야기를 비튼 소재와 이야기 전개로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찾아보기 힘든 PS비타 전용 타이틀인 데다 인트라게임즈를 통해 국내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서 스토리 게임 특유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사, 죽다’의 가장 큰 특징은 평범한 팬터지 배경 게임들이 용사의 일대기를 그린 것과 달리 용사가 마왕을 무찌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마왕을 무찌른 용사는 남아있는 단 5일의 시간동안 자신이 구한 세상을 유랑하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중세 팬터지 기반 게임들과 스토리의 흐름과 양상 자체가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보통 게임에서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용사, 죽다’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은 채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용사의 가장 큰 목표를 이룬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유저의 행동과 선택이 새로운 이벤트로 이어지고, 스토리로 나타나는 구조다.

이 작품은 이런 스토리의 차별성에 시간적 제한을 더해 유저가 보다 신중하고 반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한다. 게임 내에서 하루는 실제 플레이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시간이기 때문에 첫 플레이 시 5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자신의 장례식을 바라보는 충격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게임 내에서는 해결할 일을 다 마치라는 내용과 함께 다시 5일 전으로 되돌아가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임의 시스템 자체는 매우 심플하고 간단하지만, 스토리의 제약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게임의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플레이방식은 니폰이치 소프트웨어가 ‘오오에도 블랙스미스’를 통해 비슷한 형태의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작품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양한 미니게임을 플레이하며 시간을 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용사, 죽다’는 5일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제공해 빠른 게임 플레이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플랫폼을 휴대폰에서 PS비타로 옮겨왔기 때문에 지속적인 반복 플레이를 전개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전 플레이를 통해 만난 캐릭터라 하더라도 죽기 전 호감도나 선택지에 따라 2회차, 3회차 플레이에 전혀 다른 행동 양식이나 접근을 하며, 틀에 박힌 정형화된 이야기는 반복 플레이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 플레이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평가돼 왔던 같은 이야기의 등장 역시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의 호감도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진행해 온 이벤트나 의뢰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반복플레이를 하더라도 전혀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독창적인 시스템을 활용한 ‘용사, 죽다’는 5일이 지나 사망할 때마다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 한 형태에 따라 장례식과 다양한 엔딩을 확인할 수 있다. 숲 속에서 쓸쓸히 조용한 장례식을 치를 수도 있고, 왕위를 계승한 상태에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를 수도 있으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만난 캐릭터들의 대사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용사, 죽다’는 전체적으로 PS비타 플랫폼으로 즐기기 적절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 자체가 길지 않아 가볍게 즐길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반복성 플레이가 단순하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륨 자체가 적다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시기에 출시된 대형 타이틀과의 비교가 게임에 대한 혹평으로 이어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애초에 ‘용사, 죽다’는 휴대용 게임기를 기반으로 제작이 된 타이틀이며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재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란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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