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사양 놓고 숨박히는 대결

 ‘언리얼’ 발빠르게 시장 잠식…비슷한 분위기 연축하는 점은 개선 과제

 

최근 들어 모바일게임이 고퀄리티, 대용량화 되면서 게임엔진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엔진시장을 선점했던 유니티에 이어 에픽게임즈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두 업체 간 대결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먼저 시장을 선점한 유니티는 빠르고 간편한 엔진 활용도와 ‘유니티3D(3.0 버전)’ 때부터 쌓아온 막강한 사후 서비스를 바탕으로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에 대한 모바일 최적화를 시작으로 사양 대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제공하며 유니티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모바일 게임 엔진은 상대적으로 먼 이야기에 가까웠다. 피처폰 시절에는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 자체가 제대로 뒷받침이 되지 않았고,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이후에도 게임의 트렌드 자체가 짧고 간단하게 즐기는 캐주얼 위주였기 때문에 엔진을 사용할 만큼 큰 사이즈의 게임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엔진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2D 그래픽에 특화된 엔진이 캐주얼 게임에 공통적으로 사용이 되더니 자연스럽게 3D엔진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돌입하면서 시장의 흐름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유니티 빠르게 시장 선점

이런 상황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았던 곳은 ‘유니티3D' 엔진으로 유명한 유니티다. ‘유니티3D'는 기존 클라이언트와 웹으로 대표되는 PC 환경과 모바일에서 동시에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라는 점에서 초기부터 개발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특히 PC 환경에서 구동이 가능한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 환경에서도 추가 작업 없이 바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 플랫폼(PC와 모바일, 웹 환경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하나의 데이터로 게임을 즐기는 유형)’ 게임 개발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유니티 엔진은 쉽게 개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접근성과 빠르게 게임 개발이 가능하다는 편의성, 거의 모든 스마트폰 디바이스에서 구동이 된다는 범용성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갔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 초기에는 3D엔진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유니티 엔진은 거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유니티 프로그래머 열풍’ 현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니티 측은 엔진 성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 다양한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먼저 기존에 3D 게임만을 주로 제공했던 ‘유니티3D’ 엔진 외에도 ‘유니티2D’엔진을 별도로 개발해 2D게임 개발에도 유니티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회사는 두 기능을 하나의 엔진에 통합해 개발사의 상황과 프로젝트에 따라 맞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 최근 출시한 ‘유니티5’의 경우 자체의 오브젝트 묘사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고퀄리티 작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액션 RPG 등 고퀄리티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들도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액션 RPG의 시작을 알린 ‘몬스터 길들이기’를 시작으로 장기 롱런을 하고 있는 ‘세븐나이츠’와 최근 출시된 ‘로스트 킹덤’ 등 다수의 모바일 액션 RPG 게임 개발을 유니티 엔진으로 진행함에 따라 모바일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엔진으로 계속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 언리얼 퀄리티 앞세워

이런 유니티엔진의 독점에 가까웠던 상황에 제동을 건 업체는 바로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다. 이 회사는 모바일엔진 분야에 진출하면서 유니티를 맹추격하며 두 업체 간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모바일보다는 온라인, 특히 콘솔 게임 개발사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고퀄리티 그래픽 개발의 대명사로 알려져 왔던 엔진이다. 이처럼 PC 온라인 게임에서의 엔진 활용은 언리얼이 유니티보다 빨랐지만, 모바일 게임 개발 분야는 후발주자에 가까웠다.

이런 가운데 에픽게임즈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이 PC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게 높아지고 모바일게임의 트렌드 역시 캐주얼 작품에서 고퀄리티 RPG로 넘어감에 따라 모바일 전용 언리얼 엔진 보급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드웨어 성능의 발전은 언리얼 엔진이 가지고 있던 ‘고퀄리티지만 무겁다’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게임이 구동되는 환경이 바뀌면서 게임 개발 인력의 활용 역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온라인 게임 리소스를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상당수의 전문 인력이 투입됐던 것과 비교해 언리얼 엔진은 기존 개발진들의 추가적인 작업 없이 포팅 작업만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리소스를 제작할 수 있어 게임 개발 기한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 중 대표주자는 첫 주자인 ‘레이븐’과 아직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히트’ 등이 있다. 두 작품 모두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화려한 그래픽을 제공하면서도 모바일 기기에게 최대한 과부하를 적게 주는 방식으로 제작돼 언리얼 엔진 보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 가성비 높이기 경쟁 치열

현재 유니티와 에픽게임즈의 모바일 엔진 시장 경쟁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 자체는 아직까지 유니티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작년 개발자 증가 숫자는 언리얼 엔진이 유니티 엔진을 앞서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업체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격 인하와 기술 공유 컨퍼런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엔진판매 방식을 기존에 고수하고 있던 라이선스 판매 방식에서 정액 요금제로 전환했고, 매출 규모에 따라 정액 요금조차 받지 않는 부분무료화 정책까지 추가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술 공유 컨퍼런스 역시 각각 ‘유나이트’와 ‘언리얼 서밋’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행사 지역 역시 서울에 그치지 않고 지방 도시들에 대한 순회 행사를 전개하며 기술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체적인 형국은 이전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던 유니티 엔진의 영향력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독점 체제의 우위를 2강 체제로 내준 상황이며 언리얼 엔진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상대적 노출이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니티 역시 엔진의 편의성을 높이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등 시장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언리얼 엔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퀄리티를 보여준다는 지적에 대해 ‘유니티5’ 테크 데모를 연이어 공개하며 언리얼 엔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티나 언리얼 등 상용 엔진의 경우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개발자가 사용하며 개선되기 때문에 효율성면에서 뛰어나다”며 “그러나 모두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다보니 그래픽 등에서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아지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개발사들의 취사선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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