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유저들을 불러 세웠다'

단숨에 최고의 자리 꿰차…'LOL'과 뜨거운 한판승부 펼칠 듯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온라인 FPS ‘오버워치’가 론칭 한달 만에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등극하는 등 침체됐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작품은 2년 동안 장기집권해 왔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며 탄탄한 유저층을 기반으로 롱런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새로운 유저들을 끊임없이 끌어 모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e스포츠 대회와 게임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처럼 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시리즈의 등장 이후 지속적으로 MMORPG 기반의 시장이 형성돼 왔다. 중간 중간 ‘포트리스’ 시리즈와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이 새로운 유저몰이를 했지만 현재까지 고정적인 유저 층을 형성하고 시장을 유지해 온 장르는 MMORPG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로 대표되는 AOS 장르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LOL’은 당시 1위 게임이었던 ‘아이온’을 밀어낸 이후 최근까지 204주 연속 PC방 순위 1위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강자를 군림하고 있던 상황이다.

‘오버워치’는 지난 5월 24일 정식 출시돼 출시 4주 만에 PC방 점유율 순위 1위를 달성하며 돌풍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정식 출시 이후 2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작한 PC방 시장 점유율은 1위 달성 당시 30%까지 육박하며 기존 1위였던 ‘LOL’을 가볍게 2위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오버워치’의 상승세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보통 신작 게임이 PC방 순위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낸다 하더라도 점유율이 초기에 반짝 오를 뿐 장기간 최상위권을 지키는 경우는 적은데, ‘오버워치’는 첫 순위권 진입을 시작으로 1위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0.5%~1% 이상 균일하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 AOS장르 무너지나

특히 ‘오버워치’는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할 뿐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힘들었던 팀 기반 FPS 게임이란 장르로 AOS 장르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게임 내 시스템은 과거에 유행했던 하이퍼 FPS(‘둠’ ‘퀘이크’ 등 장르 초창기 FPS)의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쉽게 게임을 즐기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어필을 했다는 평가다.

‘오버워치’의 흥행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에 열풍으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 바 있다. 이전까지 신작 온라인 게임들 대부분이 큰 기대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에 ‘오버워치’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출시 이후에도 신작 게임 특수, 블리자드 게임 특유의 초반 흥행력, 호기심에 따른 유저 집중 현상 등이 언급됐으나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순위 1위를 유지하면서 불신은 대부분 떨쳐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LOL’의 장기 흥행으로 인한 트렌드 고착화가 ‘오버워치’ 흥행의 최대 변수였지만 출시 이후 우려스러운 주장이 무색해질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동안 ‘오버워치’의 흥행을 저지할 만한 게임은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오버워치’의 예상 외 흥행은 ‘오버워치’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등장 이후 유저 감소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시장 전체에 따뜻한 바람

‘오버워치’ 출시 이후 10대부터 20대 유저들이 대거 증가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주간 저녁시간 대 뿐만 아니라 주말 오후 시간대에서 유저들이 ‘오버워치’ 플레이를 위해 PC방을 방문하면서 모처럼 자리가 없어서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기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PC방 유저의 증가는 전체적인 온라인 게임의 유저 자체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간 PC방 점유율을 확인한 결과 새롭게 유입된 유저들 대부분 ‘오버워치’를 즐기고 있지만 기존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 역시 일정 숫자 이상은 기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 확인되면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PC 하드웨어 시장에 있어서도 ‘오버워치’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버워치’ 출시 이후 개인 사용자 및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PC 업그레이드 문의가 대거 증가했고, 새롭게 PC를 구매하는 사용자 역시 비례하며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FPS 필수품인 키보드와 마우스에 대한 판매는 물론이거니와 ‘오버워치’가 팀 기반 게임이기 때문에 팀간 의사소통을 위한 헤드셋 판매량 역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온라인 게임 시장에 있어 장르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오버워치’의 등장은 시기적절하게 새로운 장르의 트렌드를 끌어왔다는 평가다. 기존 온라인 게임 시장은 MMORPG 중심의 시장에서 AOS 장르의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두 게임 장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형적인 형태가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계속돼 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오버워치’의 흥행은 새로운 FPS 장르도 시장의 주류가 될 수 있으며, 다른 장르 역시 작품성과 유저 몰이에만 성공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예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오버워치’의 흥행과 관련해 온라인 게임 전체의 훈풍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오버워치’의 흥행이 사실상 하락세를 거듭하던 온라인 게임 시장 자체를 끌어올린 것은 맞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보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오히려 온라인 게임 시장 자체는 소수의 게임에 유저가 집중돼 있는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산게임 지배력 풀어야할 과제

실제로 PC방 순위를 놓고 본다면 ‘오버워치’의 등장 이후 점유율 분포도는 대부분의 점유율이 상위권에, 특히 ‘오버워치’를 포함한 TOP5 작품에 몰려있는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1위 ‘오버워치’와 2위 ‘LOL’의 점유율만 합쳐도 전체 점유율 중 6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PC방 순위에 대한 실효성조차 의구심이 들고 있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PC방 순위 5위 중 ‘서든어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산 게임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까스로 끌어온 온라인 게임 유저들을 어떻게 국산 작품으로 유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외산게임 4개의 점유율이 68%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 훈풍으로 이어가기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내 개발사들은 이번 여름 시즌 ‘서든어택2’를 시작으로 다수의 신작을 정식 론칭하거나 유저 대상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버워치’에 몰린 유저들이 신작 타이틀에 대한 관심을 전혀 주지 않는다면 사실상 ‘오버워치’ 출시 전 온라인 게임 시장의 상황보다 더 큰 부익부 빈익빈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오버워치’의 출시 이후 다시금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오히려 기존 유저들마저 ‘오버워치’ 한 작품에 몰리면서 온라인 게임 시장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며 “‘오버워치’와 경쟁할 수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출시돼 선의의 경쟁을 펼칠 때에만 비로소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동반 성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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