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글로벌 정조준 '잰걸음'

M&A 가능성 높은 업체 놓고 정중동…과거 넥슨-엔씨소프트 합동작전이 고작

 

최근 중국의 텐센트가 1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비용을 들여 슈퍼셀을 인수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경쟁 규모를 다시 한번 상기 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우리 업체들이 이 같은 격차를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업체들 역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빅딜이 성사되기도 했으나 기대와 달리 씁쓸한 결말로 원점회귀되고 말았다. 다행히도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에스지앤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위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넷마블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는 업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 이 같은 공룡기업들의 기세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텐센트의 공격적인 행보에 비하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빅딜은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의 협업이 불협화음의 연속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결별이 다행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그러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빅딜이 당초 의도했던 데로 글로벌 업체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해피앤딩으로 끝났다면 분위기는 또 달라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김정주 회정과 손을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업체들 역시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 대한 혜안을 갖고 있었으나 여러 주변 조건들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넷마블게임즈와 같이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업체조차도 글로벌 시장 도약을 향한 추진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글로벌 업체 에스지앤에 15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앞서 에스지앤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글로벌 업체와의 대형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M&A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최근 해외 게임업체 인수를 위해 4000억원대 막대한 자금을 마련했으나 막판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2월부터 인수금융 투자자를 모집해 10여개 기관투자가로 부터 '투자 확약서(LOC)'까지 받았으나 5월 돌연 이를 취소했다. 이 때문에 넷마블이 인수하려 했던 대상이 어떤 업체였는지 추측이 무성하기도 했다.

업계는 방준혁 의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그 대상은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넷마블 측은 이번 인수합병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라며 적당한 대상이 있다면 언제라도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넷마블조차 쓴잔을 마실 정도로 글로벌 시장 덩치 싸움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무조건 인수합병이 아닌 판권(IP) 확보가 우리 업체들의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넷마블 역시 ‘마블 퓨처파이트’를 통해 한 차례 성공 사례를 만든 이후 이 같은 판권(IP)을 활용한 작품을 다수 준비하고 있다. 공룡기업들의 인수합병은 결국 세계 게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만큼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IP 확보는 곧 인수합병의 효과 못지 않은 성공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사실상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삼고 미래를 걸고 있다. 중국의 경우 조금은 다르지만 구글, 애플 등 오픈마켓을 통해 전 세계 진입 장벽이 허물어졌고 우리 업체들이 IP를 비롯한 성공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방 의장 역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기본적으로 이 같은 IP 활용 전략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넷마블뿐만 아니라 그동안 적지 않은 자금을 축적해 놓은 업체들이 있는 만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업체들과 겨룰만한 인수합병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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