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의 기술로 소외계층을 돕는 것과 수익성이 맞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을 보급하는 게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인을 해결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기초를 키우는 일에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은 1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에서 포럼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윤 이사장은 이날 전자의족, 입는 로봇인 ‘엑소 스켈레톤’, 휴대용 시력측정기 등 사람 중심의 기술이 발전하게 된 사례들을 소개했다. 신체적 불편뿐만 아니라 사회적 격차 역시 기술을 통해 간극을 좁힐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엔씨문화재단은 엔씨소프트 15주년째 설립됐으며 소수의 사회공헌활동에서 점차 규모가 커지게 됐다. 또 소외계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영상을 통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지체 장애 어린이들은 소통의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이를 폭력성으로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250만명 이상이 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나 장애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범용으로 나온 기술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는 긍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으면서도 우리가 추진할 수 있는 적정한 분야를 모색해왔습니다.”

그는 이 같은 의사소통 장애를 돕는 게 바로 AAC(보완대체의사소통)이라고 설명했다. ‘AAC’는 그림이나 녹음된 음성 등을 이용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단으로 엔씨문화재단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나의 첫 AAC’를 비롯해 사용 경험, 장애 정도, 나이 등을 고려한 ‘AAC’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AAC는 앞서 영어권에서는 많이 만들어져 있지만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이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또 의사소통 장애를 겪는 대상이 적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어 기업의 참여도 부족했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장애에 대한 원인이나 의학적 치료 방법 역시 제한됐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보완대체의사소통에 대한 지원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기본적으로 사용자들과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확한 요구를 파악할 수 없어 개발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AAC 학회가 조직됐으나 이는 미국에 비해 30년이나 뒤처진 실정이다. 때문에 전문적인 인력 부족은 물론 보급되는 기술 역시 사용자에 큰 부담을 주는 고비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는 게 윤 이사장의 설명이다.

윤 이사장은 “비영리 재단 입장에서는 수익보다는 가시적인 효과와 긍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때문에 AAC 역시 4년 넘게 꾸준히 사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며 업데이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편으로는 재단 입장에서 혼자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정부 및 비영리단체, 연구진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도 국립특수교육원과 협업해 현장에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책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엔씨문화재단의 ‘나의 AAC’ 시리즈는 이날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윤 이사장은 “수상을 계기로 기술 개발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윤송이 이사장에 앞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디지털 시대, 창의적인 인재는 어떻게 길러지는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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