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개발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가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게임업계를 소재로 한 웹툰 ‘게임회사 여직원들’도 곧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드마라를 통해 게임업체나 개발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드라마 내용을 보면 아직도 게임을 보는 시선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이미지는 드라마의 대사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꼴랑 오락실이나 차리고 앉았으면서. 니는 사회악이다 얼라들 총쏘고 사람죽이고 바보 멍텅구리 만들고 게임이나 만드는 주제에, 코 묻은 돈 긁어모으기나 하고”

이 대사가 드라마에서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든 상황설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아무렇지 않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게임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대사에 대해 게임업계는 별다른 지적도 없었고 논란도 없었다. 그저 드라마에 나오는 스쳐 지나가는 대화 정도로 가볍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통 크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업종에 대해 이같은 발언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해보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만약 연예사업을 비난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가수들을 키우는 뮤지션사업자로 나오고 그에 대해 "멀쩡한 애들한테 바람 불어넎어서 딴따라로 만들고 철없는 애들 코 묻은 돈을 긁어모은다"라는 발언을 했다면 아마도 음악계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당장 여기저기에서 드라마 제작자들을 비난하며 사과를 받아내려 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게임업계는 참 조용했다. 이 차분함은 우리 게임업계가 대범해서라기 보다는 너무 힘이 미약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게임산업 규모는 이미 전세계 116조원 규모로 커졌으며 음악이나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산업보다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드라마의 소재나 배경으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반가운 일이지만 게임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이미지가 드러나는 경우는 오히려 다루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음부터라도 이러한 일에 게임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드라마 제작자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게임을 '가볍게' 다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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