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초점]고사 직전 아케이드게임산업 정책적 지원 절실
[금주의초점]고사 직전 아케이드게임산업 정책적 지원 절실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6.06.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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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지난 4월 박성규 에프투시스템 대표를 7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사진은 서울 양평동에서 열린 정기 총회 현장.

 불합리한 등급체계부터 싹 바꿔야

 청소년이용·불가란 이분법서 벗어나야…제도적 보완 통해 음지서 양지로 이끌때

 

최근 한국어뮤즈먼트협회가 새로운 회장 선출을 계기로 아케이드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케이드게임산업이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것은 업체들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정부의 규제정책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이었던 만큼 정부의 정책적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아케이드 게임은 ‘오락실’과 같은 다양한 공간을 통해 우리 게임 문화의 밑거름이 됐으나 생존의 위기 속에서 간신히 연명하는 처지에 처하게 된 지 오래다. 10여 년 전 아케이드 산업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를 뒤흔든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로 회생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 한국어뮤즈먼트협회가 신임 회장을 통해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순히 산업의 흥망성쇠가 아닌 게임 문화의 근간 중 하나로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90년대 후반까지는 성장세를 보여 왔으나 개인용 컴퓨터 보급 활성화에 따른 새로운 게임 문화가 정착하며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단순히 집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온라인게임으로 다른 유저와 교류가 가능해짐에 따라 시대의 흐름은 더욱 빠르게 달라지게 됐다.

오락실의 자리는 PC방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아케이드 게임이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공백을 사행성 성인용 게임장이 파고들기 시작했으며 결국 아케이드 산업은 ‘바다이야기’ 사태와 같은 치명타를 맞게 됐다.

# ‘바다이야기’ 이후 사라진 10년

아케이드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성인용 게임이 초래한 핵심 쟁점은 상품권을 비롯한 경품에 대한 것이었다. 온라인게임 등이 플레이 과정 및 결과를 저장하며 이에 따른 성취감과 동기부여가 이뤄지는 반면 아케이드 게임은 단판에 보상이 지급되는 구성으로 경품이 이를 대신해왔다.

그러나 이처럼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보상이자 경품으로 지급되는 상품권은 사행성 문제로 정부의 ‘게임법’ 개정을 통한 규제 대상이 돼 왔다. 이 때문에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위기감이 감지됐다.

지난 2006년 당시 ‘게임법’은 게임시간 4초 미만, 시간당 투입금액 9만원 이상, 1회 경품한도 2만원 초과 등의 게임을 사행성으로 규정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성인용 게임장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고 3년 단위 재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규제 수위를 높이려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 기조에 대비하려던 아케이드 업계의 행보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완전히 무산됐다. 산업 기반이 뒤집히는 대격변을 맞이한 것은 물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행성에 대한 낙인을 지우지 못하고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은 결국 상품권 지급이 불가능 해진 것은 물론 시간당 투입 금액 한도를 1만원으로 낮추는 등 강도 높은 규제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는 적법하게 운영했던 건전 업체들의 입장에선 부당한 처사로 여겨져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업계는 투입 금액 및 배출 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상품권 지급이 불가해진 만큼 최소한의 편의를 위한 점수보관 허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12년 게임기 점수를 장부에 표시해서 관리하거나 이에 대한 증표를 교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경품용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운영정보표시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등의 ‘게임법’ 시행령을 공포하는 강경책을 이어갔다. 특히 점수보관증의 경우 정부와 업계 간 견해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는 점수보관증을 두고 거래, 환전 행위가 증가해 이에 대한 조취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업계는 2만원 안팎에 불과한 소액인데다가 대부분 다시 게임에 사용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아케이드 업계는 또 당초 정부가 전자처리장치를 통한 점수보관은 가능토록 약속했으나 이에 대한 조항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정부 측은 이에 대해 해당 법안이 제공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에서 법제처 요구에 따라 삭제됐다며 개발 업체를 위한 게임등급분류 과정에서 다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수보관 문제는 여전히 업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점수 보관은 사행성과 관련이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어뮤즈먼트산업협회를 비롯한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정부가 불합리한 게임정책을 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열린 경품용 상품권 수수료 부당 사용에 대한 항의 집회 현장.

# 건전한 사업장 적극 육성해야

최근 7대 회장을 선출하며 새롭게 도약을 꾀하고 있는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역시 이 같은 점수보관 문제를 선결과제로 삼았다. 협회 차원에서 게임점수 전자적 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며 정부의 강경 기조를 돌리는 것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협회를 비롯한 아케이드 업계는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는 업체들까지 생존 위기로 몰아가는 정부의 규제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위해 업계 자율정화 활동 및 사회적 책임성 강화 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불법 게임물을 유통하거나 사행성 게임을 영업하는 업체들을 업계가 자발적으로 단속하고 추방해 회생의 기반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 공헌 활동에 참여하며 아케이드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사행성 우려에 대한 강경 대응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9대 국회 끝자락에 통과된 자율심의 확대를 골자로 한 ‘게임법’ 개정안 역시 성인용 아케이드에 대한 내용은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케이드 게임 등급분류는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방식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체 이용가’와 ‘청소년 이용 불가’로 이분되는 분류 체계는 오히려 청소년 대상 게임물이 개조 및 변조를 거쳐 사행성 게임으로 둔갑하는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애초에 정부의 정책적 실패, 사후관리의 부실로 사행성 게임이 확산됐음에도 건전하게 사업을 영위하던 매장들에 대한 보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어뮤즈먼트협회를 비롯한 업계는 건전 아케이드 게임물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시민단체와 협력하는 ‘게임장 클린 운동’을 전개하며 사행성 우려가 없는 모범 업소를 집중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게임장 클린 운동’뿐만 아니라 우수 게임 개발자 및 제작 업체를 발굴하고 홍보·마케팅 활동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게임제공업소 인허가 및 지도감독 등 사후관리업무에 협조하며 정부가 우려하는 사행성 확산을 막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특히 이 같은 공조 체계가 구축되고 업계가 내세운 건전 아케이드 게임의 안전성이 검증된다면 정부가 생존 위기에 처한 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클린운동 통해 이미지 변신

현재의 강경 정책을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우수·모범으로 선정된 업소를 육성하며 활로를 찾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협회는 7대 회장에 박성규 에프투시스템 대표를 선출하며 아케이드 게임 산업 생태계의 정상화 실현을 올해 목표로 삼고 회생, 재도약, 규모의 산업 등 3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협회가 사행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내기 위해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바로 ‘한국형 가족오락 문화공간(FEC)’ 육성이다. 또 이를 통해 미래 기술 등과 접목한 차세대 융합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FEC’는 여러 규제들로 신작 개발 과정에서 시험운영이 어려운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역할도 하게 될 예정이다. 또 이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국내외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FEC’ 역시 앞서 수년전부터 아케이드 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추진된 방안 중 하나다. 그러나 대형 놀이시설 ‘디스코팡팡’에 대한 등급 심의를 막판에 번복하는 등 정부 주무부처가 산업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정으로 업계는 참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케이드 게임 산업이 단순히 과거 오락실의 명맥을 잇는 게 아니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유망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급부상한 가상현실(VR)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 아케이드 시장 고도화에 성공적인 해외 사례를 보면 체감형 게임의 발전은 물론 가상현실과의 접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역시 사행성 우려가 없는 청정지역이나 검증된 업주들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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