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선보인 첫 퍼블리싱 모바일게임 ‘원(O.N.E)’이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글의 마켓 광고 승인 취소 및 검색 배제 등에 대한 문제가 터져 피해를 입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총괄 부사장이 SNS를 통해 구글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장문의 글을 올려 업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이번 ‘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간 구글이 보여준 차별 사례를 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논란의 불씨를 키우게 됐다.

그런데 이 논란이 이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문제가 구글이 의도적으로 배제하며 견제를 한 것인지, 아니면 카카오의 브랜딩 및 마케팅 실패 때문인지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제3자들의 쟁점은 구글과 카카오 둘 중 누가 더 잘못했나 하는 이슈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업계 관계자들이 구글의 ‘갑질’에 공감하며 불만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만큼이나 카카오에 대해서도 반감을 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세 업체 한 관계자는 “구글이 이메일 한 통만 달랑 보내고 돌연 마켓 서비스를 중지해 고생했던 적이 있다”며 “이유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데다가 어디다 어떻게 해명해야 될 지도 알 수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생존 위기를 느끼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 이 같은 처사는 횡포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카카오를 향한 업체들의 냉소 역시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과거 카카오 입점이 성공의 필수전략으로 여겨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실상 플랫폼 시장을 독점해왔던 만큼 결국 돈이 많은 업체가 기회를 잡게 되는 논리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카카오가 이를 계기로 '역지사지'를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한편으론 구글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심정을 대변했다고 호응을 보내기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들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하나의 사건을 각각의 입장에서 다르게 바라보는 구조와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라쇼몽'이 그랬듯이 카카오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치부를 감추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그래야 구글을 지적하는 카카오의 목소리가 다른 업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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