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23년까지 단계적 조치…정부ㆍ업계 함께 고민해야

국방부가 대체복무 및 전환복무를 골자로 하는 병역특례제도를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혀 이슈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이 제도를 통해 많은 중소업체들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또 학생들은 경력의 단절 없이 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발전시킬 수 있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이 제도를 통해 게임업계도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그 때문에 이 제도가 폐지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피력하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제도를 계속 유지시켜서 중소업체에 힘을 실어달라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교육계와 IT업계 모두 반발하며 졸속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계의 경우 가뜩이나 병역 특례를 통해 가까스로 국내에 잡아두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을 해외로 나가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게임을 비롯한 IT업계 역시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길이 막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더 크게 밀릴 것이란 지적이다.

게임업계의 경우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한 방편으로 병역특례를 적극 활용해 왔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사라지면 더욱 열악한 환경에 내몰릴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경제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에 채용 창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피해갈 수 있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일방적인 것으로도 비취질 수 있다. 나라를 지킨다는 큰 틀에서 본다면 갈수록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을 위해 국방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논리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처럼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아쉬운 것만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게임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특히 더한 것이 사실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게임업체에 취업하려는 인재는 것의 없었다. 명문대를 다니거나 졸업한 인재들은 너도나도 대기업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이 때문에 병역특례제도는 우수한 인재들을 게임업계에 공급하는 소중한 창구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를 통해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정상원 넥슨 부사장,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등이 게임업체에서 일할 수 있었고 그들은 큰 족적을 남기며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만약 병역특례제도가 없었더라면 이들이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인재들이 중소게임업체에 몸담고 산업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본다면 병역특례제도는 게임산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도록 한 큰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대의 변화를 무시할 수도 없다. 저출산으로 인해 젊은층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산업계를 위해 국방을 소홀히 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시대가 변한다면 그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 이를 막고 억지를 부리는 것도 성숙한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병역특례제도의 폐지로 인해 발생할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그렇고 업계 스스로도 유능한 인재들이 중소 게임업체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이 제도의 완전폐지까지는 아직도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 그리고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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