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가 출시 전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닷새간의 짧은 공개 테스트 이후 수많은 유저들이 출시 전 게임을 즐길 수 없어 금단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이후 1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완전히 새로운 판권(IP)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21명의 영웅들에 대한 세밀한 설정 등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 구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애니메이션 영상과 단편 만화 등 게임 외적인 요소를 활용해 깊이를 배가시키고 있다.

'오버워치'가 이처럼 큰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블리자드만의 개발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는 공식적으로 '오버워치' 개발이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게임의 여러 요소는 공식 개발 기간 전인 2009년 이전의 결과물들이 활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가 당시 개발 중단을 선언한 '프로젝트 타이탄'의 소스를 가져왔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지난 2007년 개발자 모집 공고를 통해 알려진 프로젝트로 블리자드의 신작 MMORPG 개발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9월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2014년 11월 블리즈컨을 통해 '오버워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IP는 '프로젝트 타이탄'이 아니라 '오버워치'로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이런 블리자드의 행보는 비단 '오버워치'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의 다양한 작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에 있어 초기형 '워크래프트3'의 시스템을 재활용했고, 최근 출시된 '스타크래프트2'의 다운로드 미션팩 '노바 비밀 작전' 역시 개발이 무기한 연기된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의 게임요소를 대거 활용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이렇듯 자신들이 개발한 작품에 대한 노력과 결과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프로젝트가 개발 중단 등의 단계를 거치며 실패하더라도 팀원들의 개발 결과물을 존중하며 다양한 결과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블리자드의 모습은 게임 개발업체가 가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 국내 게임 개발 환경에서 프로젝트 중단은 곧 실패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럽게 붙고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프로젝트는 그저 팀원 개개인의 포트폴리오로만 활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버워치'의 선풍적인 인기와 그 뒷면에 있는 개발 환경을 보다 주밀히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게임강국이라고 하지만, 개발 프로젝트 운영에서는 아직도 미숙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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