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가상현실(VR) 업체 대표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VR를 비롯한 신성장 산업에 80조원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드래곤플라이와 한빛소프트 등 VR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몇몇 게임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등 VR게임에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머지않아 VR게임 시장이 활짝 개황하면서 새로운 블루 오션을 창출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럴때 일수록 더 냉정하게 시장 여건 등 주변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VR가 화두가 되기 이전 3D TV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업체들은 마치 기존 TV 시장은 다 사라지고 3DTV가 시장을 장악할 것처럼 경쟁적으로 제품을 쏟아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열풍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장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VR산업과 게임도 이같은 사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너도나도 VR에 뛰어들고 있지만 커다란 기기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불편한 조작을 감수하면서 게임을 즐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VR 기기도 소형화되고 어지럼증 등 부작용도 크게 줄어들 게 분명하다. 그렇다해도 시장이 무조건 안착할 것이란 기대는 너무 앞서가는 판단이다.

그동안 주변기기를 통해 메인 산업이 발전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산업 자체가 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 새로운 주변기기가 등장했을 때는 신중하게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서두른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는 것이다.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것은 미래부가 VR 하드웨어 개발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VR 게임 등 콘텐츠 개발에도 눈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그 것은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나쁘지 않다. 지금 게임업계는 안팎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예컨대 탄알(자금)이 바닥이 났는데 VR 게임까지 개발하라는 건 억지나 다름이 아니다.  

그렇다면  미래부가 VR산업 육성을 위한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의 백업 요원을 담담하는 역할 분장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언필칭, 자금이 풍족한 미래부의 역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미래 먹거리산업 발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 판국에 내 밥그릇 네 밥그릇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지금 판은 그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새 산업을 일궈 내려 한다면 적어도 그 정도의 손 발은 맞아 떨어져야 하는게 아닌가.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