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임업계의 공룡기업 텐센트가 또다시 국내 게임 업체와의 서비스 계약을 해지했다. 이 회사는 최근 네시삼십삼분과 체결한 ‘블레이드’에 대한 중국 서비스 계약을 양사 합의 하에 파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해지의 표면적인 이유는 작품 현지화를 놓고 텐센트와 네시삼십삼분 간에 이견이 있었고, 끝내 이 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결국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현지화에 대한 양사의 입장 차이로 인해 서비스 계약이 파기됐다는 것인데 이러한 일은 실제 비즈니스에서 종종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텐센트가 막강한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한국 업체에 대해 집요하게 무리한 요구를 해 왔고 이를 견디다 못해 결국 손을 들고 만 것이라면 얘기는 상당히 심각해 진다. 이 것은 다름아닌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갑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 해지는 특히 텐센트가 라인과 함께 네시삼십삼분에 1300억원을 투자한 이후 벌어졌다는 점에서 또다른  배경이 숨어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를테면 텐센트 투자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일상적인 비즈니스 과정에서 빚어진 일회성 해프닝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추측성의 향배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드러날 일이긴 하지만 텐센트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이번 네시삼십삼분과의 계약해지 이전에도 한빛소프트와  ‘FC 매니저’를 놓고 의견차를 보인끝에 중국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한국 게임업체에 수천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투자하는 우군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월적인 지위와 자신의 힘만을 과시한다면 진정한 친구라 할 수 없다. 텐센트가 결코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혹여  이이제이(以夷制夷)란 해괴 망칙한 발상에서 대한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면 하루 빨리 그 자금을 거둬 들이기 바란다.

우리 게임계도 이번 기회에 외국 자본 유입이란 것이 얼마나 자국 산업에 무거운 하중으로 작용하는지를 깨달았으면 한다. 아무리 글로벌 경제 시대라고 하지만 피보다 진한 물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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