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게임과몰입은 부모와의 관계를 비롯해 외부 요인이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게임 문화 현실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게임과몰입과 게임문화 : 게임이용자 패널연구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게임 과몰입의 가장 큰 영향요인으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저하되는 ‘자기통제’ 능력을 꼽았다.

정 교수는 2000명의 초중고 청소년 개인패널을 구성하고 ‘게임이용’과 ‘자기통제’를 비교 요인으로 두고 2년여 간 과몰입 원인을 연구했다. 또 연구 결과 또래문화를 비롯해 심리, 사회적 원인이 게임 이용시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부모의 과잉간섭이 학업 스트레스를 높이고 이는 자기통제 능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반면 부모의 관심어린 대화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자기통제를 높이며 과몰입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연구결과 외부적인 요인이 영향력을 크게 미쳤다는 점에서 게임이용이 과몰입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을 부정했다. 또 게임을 중독의 원인으로 판단하는 병리적 견해에 대해 게임(이용시간)이 직접적 원인으로써 과몰입이 일어난다는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연구 데이터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장예빛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부모의 심리와 양육태도의 효과’에 주목했다. 특히 자기통제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 부정적 변수를 모두 찾아내 큰 패턴을 살펴보려 했다.

장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녀가 스스로 자기통제를 키워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왜 과도하게 게임에 몰입하는지 원인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탐색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의 자기통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항상 일관되고 합리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모 역시 일정 수준 자기통제를 보여줘야 하며, 자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아닌 자신감을 고취시킬 정도의 수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 사진=왼쪽부터 한덕현 중앙대병원 교수,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 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장예빛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유승호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는 ‘게임이용 시간의 장기적 추이와 영향’을 주제로 게임 이용 상위 30%(2시간 이상) 청소년을 추적 관찰했다. 이 결과, 시험기간 등 주변상황 및 개인 의지에 따라 게임 시간을 조절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성적은 54%가 중상권을 차지하며 한 부분에 편향되지 않는 정규분포를 보였다고 밝혔다. 게임 이용은 성적뿐만 아니라 자기통제 손상 및 교우관계 문제 등에 장기적인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는 중독 물질에 노출되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병리적 관점의 논지는 게임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자기통제 및 스트레스 등이 평균보다 나쁘거나 게임에 의해 일시적으로 낮아진 자기통제가 회복되지 않는 취약층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교수가 ‘게임 이용자의 생물학적 반응에 대한 논의’를 주제로 게임을 주제로 다뤘던 임상의학의 연구흐름과 최신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또 김붕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IGD(게임 과몰입군)의 뇌발달 특성’이라는 주제로 ADHD와 MDD(우울증) 환자 등 게임 과몰입에 취약한 공존 질환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학술 포럼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원대학교, 아주대학교, 서울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국리서치 등이 공동 주최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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