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PC방을 살리자(5)상생전략…하드웨어업체 끌어 들여야 효과

PC방 업계는 침체 분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생존에 대한 위기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원인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응책 역시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다.

그 가운데 게임업계와의 상생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PC방은 우리 게임 산업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성장과 함께 해왔다. 때문에 PC방 산업이 위축되는 것은 게임 업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럴 때 일수록 게임 업계가 PC방과의 상생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사실상 게임이 PC방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 매김한 만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판매 전략을 궁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PC방 산업의 침체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온라인게임 히트작의 부재다. PC방 점유율 상위권은 벌써 수년째 고착화된 모습이다.

160주 연속 1아이온의 기록을 리그오브레전드가 새롭게 쓴 이후에는 PC방 순위는 다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상 새롭게 시장에 안착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기로도 여겨지고 있다. 특히 대다수 업체들이 모바일게임에 역량을 집중함에 따라 온라인게임 신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물론 ‘LOL’과 같은 작품이 벌써 몇 년 동안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유저들을 PC방으로 이끌기도 했으나 이는 현상유지와 같은 답보상태라는 것이다. 선두를 위협할 만한 신작이 등장하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침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을 위축시킨 스마트폰 시대로의 급변도 PC방 침체의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당 부분의 PC 작업들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됨에 따라 PC 이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게임 역시 온라인게임이 아닌 모바일게임으로 쏠리며 PC방까지 타격을 줬다는 시각이다. 대형 온라인게임이 가뭄에 콩 나듯 등장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론칭 초기에만 반짝할 뿐 흥행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진 못했다.

#스마트폰 성장에 악영향

그러나 PC방의 주요 이용 콘텐츠 온라인게임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그대로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PC방 업계가 고착화된 온라인게임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주목한 것은 바로 아마추어 e스포츠의 활성화다.

온라인게임은 모바일게임이 크게 성장하기에 앞서 e스포츠 문화가 빠르게 확산됐다. PC방은 이 같은 저변 확대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국 PC방 매장수가 크게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만 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활용한다면 e스포츠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와의 상생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PC방 업계는 e스포츠협회 등과 협력해 아마추어 e스포츠 문화 조성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벌써부터 경험을 쌓으며 하나하나씩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업계 역시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은 만큼 아마추어 인프라의 확대가 예상되는 PC방과의 협력을 크게 반기고 있다. 문화 활동으로써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프로 시장 성장 가능성을 키우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PC방 업주들도 아마추어 e스포츠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편이다. 일부 업주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게임대회를 진행하거나 소규모 리그 유치에 힘쓰고 있다.

특히 경기 현장과 같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별도 좌석을 설치하기 위해 인테리어 구조를 변경하는 등 과감한 비용을 투자하는 업주도 늘어나는 추세다. PC방을 새롭게 오픈할 경우 이 같은 e스포츠 전용좌석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스포츠 좌석이 업주들 사이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시각도 있다. 소위 그럴싸하게 보일 정도로 매장을 꾸미는 것은 공간적 제약뿐만 아니라 비용에 대한 문제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별도 e스포츠 전용 좌석은 일부 여건이 되는 업주들의 전유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인 것에 치중하지 않고도 PC방은 아마추어 게임대회를 치르기에 충분하다고 말하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

#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비지땀

아마추어 e스포츠는 PC방 업계와 e스포츠협회의 협업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8회째를 맞는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KeG)’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지난달 지역 예선에 돌입한 ‘KeG’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120PC방을 통해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e스포츠가 점차 대중문화의 하나이자 생활체육으로써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점에서 PC방 역시 이 같은 변화의 물결에 발맞춰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e스포츠협회는 ‘KeG’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저변을 넓혀갈 수 있도록 공인 ‘e스포츠 PC클럽을 지정키로 했다. 특히 연내 60~100여개 PC방을 ‘e스포츠 PC클럽으로 지정하며 다양한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스포츠 문화의 변화는 PC방 업주들이 실감하고 있다. PC방에서 열리는 예선이나 소규모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실력자를 발굴하기 위한 스카우터가 관심을 갖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이밍 주변기기를 비롯해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아마추어 대회서부터 선수를 후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선수뿐만 아니라 대회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PC방 업주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아마추어 e스포츠는 학생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학교에서 대회에 협조하며 지원을 받는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전체적인 구성이나 진행 등이 PC방 업주 역량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도 우려를 사고 있다. 전문가 상담이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먹구구식 운영에 머물며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PC방 업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또 오히려 학생들이 대회에 큰 부담감을 느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는 아마추어 e스포츠가 풀어가야 할 또 하나의 숙제로 여겨지고 있다.

# 전문화된 게이밍존 속속 등장

PC방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만족도가 중요한 만큼 게이밍기기 및 하드웨어 시장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수스, 쿠거 등의 하드웨어, 주변기기 업체들이 PC방에 전용 게이밍존을 설치하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업주들은 이처럼 전문화 전략으로 PC방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또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PC방 전문 관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하드리스(노하드) 등 다양한 변화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게임 업체 역시 PC방과의 상생 행보를 이어왔다. 신작 테스트를 비롯해 오프라인 모임, 유저와의 소통 등의 장소로 PC방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이에 앞서 기본적으로 PC방에서 접속할 경우 게임 아이템 및 증가 효과 등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게임 업체와 PC방 업주, 유저 등 3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균형을 잡기 어려웠지만 점차 개선이 이뤄져 결국 업계에 안착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PC방 전용 혜택을 일반 가정이나 다른 곳에 판매하는 가상사설망(VPN)’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요 게임 업체 및 게임산업협회 등과 협력해 불법 VPN 근절에 나서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PC방 업주들은 게임업체들이 모바일게임에 주력하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PC방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특히 고객 유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맹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게임업체들이 각각의 PC방이 또 하나의 고객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업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PC방이 활로 모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핵심 콘텐츠로 여겨지는 게임과의 상생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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