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성, 국내업체 지분을 사들이자 논란을 빚고 있다

  파티게임즈 등 유명업체 거의 망라

 수천억 뭉칫돈 물쓰듯 '펑펑'여기저기 불협화음 속출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업체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역량과 위세가 그만큼 강해졌음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공세를 펼치기에 앞서 우리 업체들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넷마블게임즈와 같은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등 유망 업체들까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분을 인수했다.

일부는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중국 자본에 종식되는 등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자본의 논리를 거스를 수 없다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사들인 국내 업체들의 지분은 이미 수천억 원 대 규모를 훌쩍 넘겼다. 이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부터 최근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에 대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텐센트는 지난 2014년 넷마블에 약 5300억원을 투자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서 업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이는 당시 넷마블이 CJE&M 게임부문을 독립하고 별도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1조원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이 같은 텐센트의 지분 투자는 더욱 의미가 크게 다가오고 있다. 텐센트가 넷마블컴퍼니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은 물론 양사가 현지에서 검증이 완료된 흥행작을 선점하는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는 점 역시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넷마블은 중국에서 검증이 끝난 텐센트의 백발백중을 국내에 선보여 연달아 히트시키기도 했다. 또 올해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꾀하고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만큼 중국 최대 게임 기업으로 꼽히는 텐센트와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 지난 3월 중국의 아워팜이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웹젠 지분 전량을 2000억원대에 인수하는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웹젠은 뮤 오리진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 성공 사례를 새롭게 써내려간 만큼 이 같은 투자가 향후 행보에 추진력을 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웹젠은 '뮤 오리진' 성공 이후 중국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룽투게임즈 신작 발표회에서 김태영 웹젠 대표가 축사를 하는 모습

반면 중국의 막대한 투자가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업체들을 잠식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편이다. 대표격 텐센트는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신흥 기대주로 급부상한 업체들뿐만 아니라 규모를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를 받은 업체들이 이를 계기로 새롭게 도약하거나 중국 시장에서 작품을 흥행시킨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오히려 퍼블리싱 계약 등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었으나 수차례 연기되는 출시 일정을 버티지 못하고 자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업체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으며 주가 상승세를 거듭했으나 어느덧 해를 훌쩍 넘기며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네시삼십삼분은 최근 중국 텐센트와 맺은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서비스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텐센트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출시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양사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2014년 텐센트와 라인으로부터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텐센트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블레이드의 중국 진출 무산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시장은 이처럼 국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규모의 업체들이 다수 포진하며 우리 업체들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규모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위치로 우리를 잠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위한 물러설 수 없는 좋은 기회인 만큼 중국 업체들과 윈윈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현명한 해법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업체들의 수출 항로로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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