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게임의 만남(하)]…최근에는 운영부문까지 전담해

 

'알파고'의 아버지 데비스 하사비스는 과거 '블랙&화이트2'의 AI를 담당했던 게임 개발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 이후 일반인들은 물론 정부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AI가 주목을 받기 전부터 이미 게임분야는 AI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비록 고도화된 기술은 아니지만 게임을 구성하는 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게임 외적인 부분에도 AI를 적극 활용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AI가 게임과 접목돼 왔는지 알아보겠다.

 AI는 그동안 게임의 볼륨을 키워오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같은 패턴과 단순한 구조를 제공할 수밖에 없던 게임에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가 큰 역할을 해온 것이다.

실제로 AI ‘알파고를 만든 데비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역시 17세에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한 경력이 있고, 새로운 인공지능 탑재로 화제가 된 블랙 앤 화이트역시 AI 개발경험이 반영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랙 앤 화이트는 유저가 새롭게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NPC가 각각 다른 패턴과 행동을 보여주며 전혀 새로운 게임을 즐기는 듯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게임에 도입된 AI는 혼자서 게임을 하더라도 마치 다른 사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반드시 두명의 플레이어가 필요했던 게임의 구조가 AI를 도입하면서 한 명의 유저만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게임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역시 다양한 패턴과 행동을 보이며 발전해 왔다. 단순했던 게임시스템에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AI의 역할이었다.

게임산업 초기에 적용된 AI는 오브젝트 관리와 스토리 진행, 분기 관리 등의 역할에 그쳤다. 이후 RPG 게임과 대전 격투 게임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유저들이 만나게 되는 적의 역할은 AI가 자연스럽게 담당하게 됐다. 이를 통해 게임 콘텐츠 개발에 AI는 빠질 수 없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멀티플레이 게임이 등장한 이후에도 AI는 중요한 부문으로 역할을 차지했다. 유저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퀘스트를 주는 것, 공공의 적이 되거나 동료가 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한 것이다.

현재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게임들 대부분 AI가 없다면 제대로 된 시스템이 구현되기 힘들 정도로 게임의 일부가 된 상황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NPC들의 행동 패턴과 상호작용을 AI가 담당하고 있고, 게임을 즐기기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상대방 생성도 AI의 패턴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돼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AI는 게임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로 게임의 새로운 수익 분야로 자리매김한 유료 결제와 마케팅에 관련한 부문이다. 이미 대다수의 업체들은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패턴과 소비 상황을 데이터화 해 AI의 기본 데이터를 구축했고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SNS 플랫폼과 게임을 결합해 큰 성과를 낸 징가다. 징가는 SNS를 기반으로 한 SNG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유형, 유료 아이템 결제 시기 등을 데이터화 해 이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징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유료 아이템이 필요한 상황을 미리 감지해 게임 내 도움말을 통해 유료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기존 SNS 기반 게임들이 게임 플레이에 실패하거나 아이템 부족 알람을 받은 이후에나 결제를 유도하는 것에서 한단계 진화한 구조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AI는 게임의 설계 단계부터 마무리까지 각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게임 운영과 관리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국내에서는 넷마블게임즈를 시작으로 AI를 본격적으로 게임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그 범위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징가의 SNG게임 '엠파이어 앤드 얼라이즈'는 유저의 게임 플레이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프로그램이 운용됐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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