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전 세계적인 관김을 끌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리얼하고 창조적 방향으로 '열매'

수백만 유저 취향 분석 '척척'유저 플레이 관리도 획기적 개선

 

얼마 전 막을 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는 전 세계 바둑인과 인공지능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이목도 집중됐다.

이 대결로 인해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러한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갈렸다. 하나는 AI의 놀라운 능력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AI로 인해 인류의 생활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낙관이었다.

게임업계 역시 알파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향후 게임기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러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게임에 있어서 AI는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편리한 도구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파고에 적용된 기술이 게임과 만날 경우 그 효과는 타 산업에 비해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게임기술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머신 러닝 기능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도입이 자연스럽게 폭발적인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AI의 핵심 기술은 스스로 경험을 학습하고 최적의 수를 찾는 머신 러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입력된 데이터만을 활용했던 기존 AI 기술과 달리 스스로 경우의 수를 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습득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상황을 뽑아내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AI 기술과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인간이 지식을 습득하고 실생활에 사용하는 패턴인 학습의 개념을 AI 역시 그대로 따라하며 정보를 가공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머신 러닝 기술이 적용된 AI가 게임기술에 적용된다면 많은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데이터 보관 및 공급과 클라이언트의 부담감 최소화 등 사전에 풀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이런 패널티를 감수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성과가 크다는 것이다.

 #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줘

업계는 AI와 게임기술의 만남을 통한 가장 큰 변화는 몰입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AI가 단순히 정해진 패턴만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행동과 선택을 분석해 새로운 이야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게임에서 AI는 적게는 두 가지, 많게는 4~5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는 형태가 한계였다. 하지만 머신 러닝 기반의 AI는 같은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행동과 흐름, 시간 등을 고려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유저의 실력 향상을 돕기 위해 자동 난이도 조정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전격투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시간대 별 기술 입력 등을 반영해 난이도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지만 AI를 더한다면 더 세부적인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스템이 활용되는 장르 역시 대전격투게임에서 끝나지 않고 모든 장르로 확대될 수 있다.

RPG와 어드벤처 장르로 대표되는 이야기 전달 게임과 관련해서는 보다 방대한 이야기를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게임의 경우 방대한 스토리분량을 모두 담아낼 수 없어 시리즈로 나눠서 게임을 출시하거나 내용을 함축해야 했다면 이제는 유저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필요한 부분만을 출력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다른 작품을 플레이 할 필요 없이 기존 작품을 플레이 하다보면 AI가 자동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동일 게임을 하더라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계속해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시뮬레이션 장르 역시 AI의 머신 러닝 기능이 접목될 경우 보다 사실적인 데이터와 연산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저가 단순히 차량을 운전하거나 사격을 하는 행위도 머신러닝 기반의 AI를 거치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환경에서 훈련을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 운영분야 놀랍게 발전

게임 콘텐츠 외에도 운영과 관리 등의 부분에 있어서도 AI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에 사람이 직접 분석하고 수동 분류를 해야 했던 분야에 AI가 적용되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알파고의 경우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지던 바둑의 묘수를 분석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게임 마케팅에 AI기술이 도입된다면 수십, 수백만에 달하는 게임 사용자에게 맞춤형 프로모션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유저가 하나의 게임만 플레이 하더라도 각자의 취향에 맞는 게임이 자동으로 리스트되며, 동시에 유저 맞춤형 유료 결제 프로모션이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업체들이 이같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며 사용자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서버 구축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보안과 불법 유저 관리도 AI가 도입되면 획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현재 해킹 및 오토 유저,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 유저에 대한 단속과 처벌은 대부분 다른 유저의 신고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AI가 유저들의 패턴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일반 유저와 불법 유저를 분류하게 되면 이같은 불법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AI가 자동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데이터를 습득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운영할수록 보다 정확하고 빠른 일처리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같은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게임 서비스의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 외적인 업무는 사람이 직접 관리 및 분석해 왔는데 이를 AI 시스템이 대신할 경우 기존 인력을 다른 분야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I가 콘텐츠 관리 등에 투입된다면 기존 인력은 AI의 관리 업무에 집중되거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 수행해야 하는 업무 등에 재배치돼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게임 마케팅에 AI가 접목되면 수많은 유저에게 '아마존'과 같은 맞춤형 프로모션을 전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 일반 분야로도 확산

한편 업계는 AI가 관리하는 방대하면서도 다양한 게임 속 이야기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의 재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TRPG의 플레이 리플레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끈 일본 팬터지 소설 '로도스도 전기'와 같은 작품을 일반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야기 전개에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최상의 시나리오를 뽑는 작업 역시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극적으로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누적된 다양한 데이터가 게임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저가 게임을 즐기면서 수집되는 행동 패턴과 좋아하는 유형, 결제 사이클 및 구매 유형 등을 자동으로 수집 및 분석해 게임 외 다른 소비 생활에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존과 이베이 등 해외 쇼핑몰에서 이미 작업을 준비 중인 시스템이지만 게임 분야가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는 이런 융합산업 역시 게임의 형태로 사용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듯 정보를 축적하고, 게임 내에서 퀘스트를 클리어 하듯 결과물을 획득해 다른 상품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반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게 되면 모든 생활이 MMORPG를 즐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유저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거부감도 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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