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비약적 발전 전망…막연한 추측과 공포도 공존

최근 게임산업에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한다면, 열에 아홉은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한 게임 콘텐츠를 이야기 할 것이다. 현재 VR만큼 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사업도 없을 뿐더러 기업 단위를 넘어 정부 단위의 관심까지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짝만 시야를 돌리면 VR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역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부정적인 견해야 사업 전개에 있어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근거 없는 비난 수준의 의견도 나타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논란은 최근 몇몇 매체를 통해 “VR게임이 게임 중독과 세대 간 단절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나타났다. VR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비교하면 10 분의 1 규모의 빈도이긴 하지만 관련 논란이 나왔다는 것 자체에 갑론을박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해석 역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한 문물이 겪는 수순을 자연스럽게 VR게임 역시 똑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새로운 문물에 대한 기성세대의 두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탄압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고, 탄압을 극복하며 대세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먼저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는 종이 등에 내용을 적는 필기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 필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사람의 기억력을 감소시켜 서사시 하나조차 제대로 암기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암기에 사용했던 뇌의 활동을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시대에는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나왔던 해프닝이었다.

이후 현재 정통 문화로 자리 잡은 소설과 그림, 영화와 TV, 만화 등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소설과 그림은 중세시대 때부터 제대로 된 업무를 하지 않고 공상에 빠진다는 질타를 받았고, 영화와 TV 역시 인간의 상상력을 해치고 한정된 내용만을 주입받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만화의 경우 현재 인터넷을 통해 소비하는 웹툰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란 인식이 최근까지 팽배했다는 점은 현재 VR 콘텐츠가 받고 있는 비판적인 의견과 다를 바가 없다는 평가다.

사실 VR콘텐츠로 갈 것도 없이 현재 게임산업에 대한 시각만을 보더라도 이런 흐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기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이라는 오명을 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릇된 시선의 공통점은 ‘실제로 관련 콘텐츠를 체험해보지 않은 채 비판하기 바쁘다’라는 점이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정보 습득과 체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막연한 거부와 비판적인 시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VR게임의 최대 장점은 게임과 유저간 마지막 경계였던 모니터가 사라지고 직접 게임 속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문화콘텐츠가 전혀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VR게임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은 산업이 활성화될수록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 보급이 필요하며, 업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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