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액션 RPG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인 '영혼을 거두는 자'가 벌써 출시 2주년을 맞았다. 이 작품은 서비스 2년 동안 꾸준히 유저층을 형성하며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흥행사례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디아블로3' 오리지널은 화려한 출발을 보여줬지만 서버 문제를 시작으로 촉발한 문제가 콘텐츠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시리즈의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극악의 난이도와 경매장 시스템의 오남용으로 인한 게임 내 인플레이션, 단순 반복형 플레이 제공은 게임의 평가 자체를 깎아먹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디아블로3' 출시 2년 뒤에 발매된 '영혼을 거두는 자'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대거 고치며 다시금 주목 받았다. 유저가 반복 플레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게임 모드를 새롭게 추가했고, 게임 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던 경매장을 삭제하는 강수를 두며 대대적인 수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와 형태를 제외하곤 모든 것이 바뀐 '영혼을 거두는 자'는 출시 이후 유저들의 선택을 다시 받으며 인기를 얻었다. PC방 순위도 다시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했고, 시즌별 게임 제공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영혼을 거두는 자'의 흥행 포인트는 이와 함께 출시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콘텐츠와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리자드는 '영혼을 거두는 자'의 시즌 적용과 함께 새로운 게임 모드와 필드를 계속해서 선보이면서 단순 '확장팩'이 아니라 '차기작' 수준의 콘텐츠를 2년에 걸쳐 제공하고 있다.

이런 '영혼을 거두는 자'의 장기 흥행은 국내 업체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시장의 트렌드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게임의 수명 자체가 짧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영혼을 거두는 자'의 흥행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모바일 게임의 덩치가 커지고 코어해지면서 시즌제가 도입되고, 콘텐츠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한 후속작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도 서비스 3개월을 버티지 못한 채 종료하는 작품들 역시 많은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디아블로3'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미 5년이나 지난 구작이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이 작품을 포기하는 대신 새롭게 탈바꿈시켜 제2의 전성시대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는 어떻게 보면 수많은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사라지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 아닐까.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