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년 맞아 시대 흐름 크게 변해…게임계 인식개선도 꼭 해내야

더게임스가 창간 12주년을 맞았다. 10년의 성상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12개의 성상을 쌓았다. 덩달아 게임계도 지난 12년간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어 왔다.

온라인게임 종주국 대한민국의 위상은 한때 세계최고를 자랑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중국이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한 지 이미 오래됐다. 또 일본과 북미의 글로벌 기업들이 너도나도 온라인게임 개발에 나서면서 세계시장 위상도 많이 떨어졌다.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는 그 변화가 더욱 놀랍다 할 정도다.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모바일게임으로 잠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심심풀이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PC에서 구현됐던 고퀄리티 MMORPG 작품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을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생긴 변화다. 이는 불과 수년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이같은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으로 우리 게임업체들의 지형도 크게 바뀌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게임으로 눈길을 돌린 지 불과 2~3년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쾌조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 등 모바일게임 전문업체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와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했던 업체들이 모두 모바일게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업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국내와 해외로 나눠졌던 시장도 이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모바일은 그 경계가 더욱 모호해졌다.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가 벌써 수년째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도 슈퍼셀과 킹엔터테인먼트 등 거대 기업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업체들도 이미 경제 문화의 국경을 넘어 자국에서 히트한 작품들을 한국시장에 론칭해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 시장은 더 이상 국내업체들의 마당이 아닌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상황은 이처럼 어려워지고 있는데 게임업체들의 대응과 정부, 시민들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시대가 변하고 시장도 변하고 있는데 게임계만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주 뛰어난 많은 개발자들이 대한민국을 떠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이 나라를 떠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민들의 부정적이고 따가운 시선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들이 ‘게임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평생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산업 환경과 사회여건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도 없고, 설사 수많은 어려움 속에 게임 개발을 계속 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차가운 냉대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오로지 매출만을 늘리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게임인들 스스로 뭉치고 목소리를 내며, 스스로를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며 그들과 함께 나눠가야 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게임계에 두 가지 화두를 제기하려 한다. 하나는 글로벌이고 또 하나는 게임계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글로벌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절실한 과제다. 또 게임계에 대한 인식개선은 우리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외적인 성장만큼 중요한 화두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뿌리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나무가 바로 설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두 개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게임계의 미래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 늦기 전에 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이 문제 해결을 놓고 진지한 논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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