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뉴소비트렌드(상)노브랜드…수많은 게임 입맛 골라 선택

 

게임브랜드는 유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다. 모바일 보드게임의 경우 기존 웹보드게임 시절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일반적인 노멀과 이에 대비되는 하드코어의 합성어 놈코어를 비롯해 평범함 속 특별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주목을 받았다. 또 정보와 콘텐츠 홍수 속에서 시간과 노력에 대한 경제적인 선택을 추구하는 큐레이션등의 트렌드도 보다 빠르게 확산됐다.

올해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와 집으로의 회귀가 소비 트렌드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해 조명을 받기 시작했던 작은 사치가 더욱 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이 같은 소비 트렌드 확산 물결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왔다. 부분 유료화 게임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유저들을 사로잡기 위해 최적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 판매 전략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

또 침체 우려에 놓인 PC 온라인게임 및 콘솔이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대중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빠르게 저변을 넓혀갈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분위기는 올해 역시 쉽게 떨쳐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추구한 소비 트렌드가 더욱 영향을 넓혀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이 같은 소비 심리에 부합하는 노 브랜드플랜Z’ 등의 새로운 단어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가성비는 합리적인 소비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소비자가 깊게 장기간 고민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 ‘보다 실속’ 이다

(NO) 브랜드는 이 같은 가성비의 합리적인 소비 측면을 대표하는 트렌드다. 말 그대로 브랜드를 없애고 이에 해당하던 비용을 덜어내 저렴한 가격으로 실용성을 추구한 제품을 의미한다.

이미 대형 할인매장에서는 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에 이 같은 노 브랜드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플랜Z’는 최선책이 아닌 차선책을 의미하는 플랜B’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는 방법을 찾는 소비 성향을 뜻한다.

최근 소비자는 가성비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이미 거래중개 및 유통 채널 역시 그 수가 크게 늘어나 가격은 물론 각각의 혜택을 비교하는 게 일상화된 상황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이 같은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는 모습이다. 시장의 주류로 여겨지는 모바일게임은 그동안 유저들이 많은 것을 학습하고 습득해 달라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2NTP’에서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학습 수준이 높아져 RPG 등 보다 심화된 장르를 즐기는 비중이 늘어나게 됐다때문에 시장 규모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란 당초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합리적 선택기준 대세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학습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유저들의 선택 역시 보다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기본적으로 게임을 선택하는 과정부터 결제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선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같은 고민은 브랜드보다는 유저 경험 및 판단에 따라 선택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브랜드 가치 약화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소개된 노 브랜드와 같은 맥락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 가장 강력한 브랜드로 여겨졌던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 약화를 이와 유사한 사례로 꼽을 만하다. 유저들은 카카오 브랜드의 특징을 알게 된 것은 물론 직접 다른 마켓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찾는 것도 충분히 학습하게 됐다.

때문에 카카오 플랫폼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했고 오히려 일부 유저들의 경우 이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까지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작품을 유통하는 업체의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또 업체들의 입장에선 이미 카카오 플랫폼이 급성장하며 주목을 받던 시절부터 수수료를 비롯한 수익분배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에 입점하지 않고 성공하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은 결과적으로는 유저 소비 성향 변화와 맞아떨어지며 탈카카오현상의 가속화가 나타나게 됐다. 더 이상 유저들은 카카오가 전부가 아닌 것을 알게 됐고 여러 유통 채널을 아울러 수많은 작품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을 피하지 않기 시작했다.

최근 카카오가 성인용 보드게임 시장에 도전하며 맞고류를 잇달아 선보였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반면 NHN엔터테인먼트의 한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등 기존 웹보드게임 업체들이 내세운 작품들은 상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유통채널로서 카카오 브랜드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방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그러나 한편으론 고스톱, 포커류 브랜드 파워를 놓고 본다면 기존 한게임과 피망의 위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 노 브랜드는 소비 성향이 아닌 다른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업체들이 그동안 캐주얼 시장 급성장부터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RPG 장르까지 작품 차별화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다수 유저들의 입장에선 브랜드 가치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 신뢰도가 없기 때문에 마케팅 역량에 따라 작품 흥행이 결정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학습 수준이 높아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 유저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 작품과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쉽게 이탈함에 따라 잔존률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또 업체들은 이 같이 구멍 난 잔존률을 채우기 위해 출혈 공세를 펼치며 유저를 끌어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시작된 출혈 경쟁이 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결국 일부 상위권이 아니면 생존이 어려운 양극화 시장을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브랜드'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성향과 맞물려 각광 받고있다.

 # 패키지상품이 인기

이미 과거 온라인게임 전성기 시절부터 유저들은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을 경험해왔다. 또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부분 유료화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게임 속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 역시 나날이 발전해왔고 이는 어떻게 보면 업체들의 핵심 기술력으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 됐다. 때문에 게임 속 상품에 최근 소비 트렌드를 빗대는 일에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가성비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중 하나인 플랜Z’는 부분 유료화 방식에서 그 사례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게임 속 유료 상품 판매는 단순히 단품을 파는 것보다 다양한 물품으로 구성된 것은 물론 단품 총합보다 저렴한 가격의 패키지 형태가 당연시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판매 전략이 빠르게 고도화된 모바일게임의 경우 일반적으로 처음 접속 시 최소 1개 많게는 5개까지 패키지 상품을 알리는 팝업창이 뜨기도 한다. 이는 가격 할인뿐만 아니라 기간이 한정된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져 최소 가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는 플랜Z’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 업계 역시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인 구매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또 업체들도 이를 고려한 판매 전략을 구상하며 빠르게 대응 중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게임의 경우 상품으로써 판매 전략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성을 통해 인정받는 사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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