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 출신 정치인 나올까(상)]…김기만 전게임위원장도 가능성

사진 왼쪽부터 문용식 더불어민주당 덕양을지구당 위원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

그동안 게임업계의 숙원이었던 게임계 출신 정치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나우콤 대표 출신인 문용식 더민주당 고양시 덕양을지구당 위원장도 공천을 받게 되면 4월 총선에 나서게 된다. 또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의 선거운동 대변인이었던 김기만 전 게임물 등급위원장도 공천을 받을 수도 있어 지켜봐야 한다.

이 들 중 한 사람만 당선이 된다 해도 게임업계로서는 오랜 숙원을 푸는 셈이 된다. 하지만 누가 국회의원이 된다 해도 게임계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편을 들어주는 것은 현실적인 벽에 막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게임업계 출신으로 정치인을 배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달 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어수선한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 영입인물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발표하면서 게임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 의장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김 의장의 입당은 최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은 문재인 대표의 인재 영입 2호였다. 특히 게임계 인사를 영입하는 이례적인 행보로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에는 문용식 전 나우콤(현 아프리카TV) 대표가 더민주당 고양시 덕양(을) 지역위원장과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으며 여의도 입성을 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또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장이 더민주당 대표 수석대변인을 맡아 활동함에 따라 그의 비례 대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온 김병관 의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다. 이후 2003년 솔루션홀딩스를 NHN에 매각하면서 NHN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으며 NHN게임스 대표로 게임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또 지난 2010년 NHN게임스와 웹젠이 합병함에 따라 김창근 전 조이맥스 대표와 함께 합병법인 웹젠의 각자 대표로 활동했으며, 2012년부터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직책을 바꿨다. 최근 웹젠이 온라인게임 ‘뮤’ 판권(IP) 제휴를 통한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을 성공시킨 만큼 김 의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병관 의장은 이날 흙수저, 헬조선, 노오력 등 현재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신조어들을 언급하며 벤처 창업 및 회사 경영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업계는 그가 국회의원이 될 경우 당장은 아니지만 적당한 시기에 게임계의 편이 돼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장은 최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 컨퍼런스’에 나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며 게임인으로서 겪었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게임은 한국의 차세대 동력원이자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마약과 동급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이런 잘못된 인식으로 게임산업과 업계 관계자들이 손가락질 받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는 “IT라고 하면 기술산업의 전위를 담당하는 세련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게임산업은 ‘하이테크 노가다’로 대표되는 고된 노동으로 점철돼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산업이 잘못된 인식으로 손가락질 받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강연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업계의 한을 품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며, 정치를 계속 하는 한 이러한 부분을 꼭 신경 쓰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 의장은 “현재는 당에 이바지하는 것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에 행동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정치를 계속하게 된다면 업계의 목소리를 반드시 신경 쓸 것”이라며 “우리 게임인들은 다들 ‘한’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독하게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장이 국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견해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