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서 RPG까지 이어진 성공공식…보다 다양한 작품 나와야

지난 5년간 게임시장을 돌아보면 ‘온라인 게임의 침체와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의 발전 속도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은 2년 연속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모바일 작품이 대상의 영예를 획득한 것으로 대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내부를 살펴보면 어떨까. 가볍고 짧은 플레이타임을 보여주던 퍼즐류에서 PC 온라인의 전유물이라고 평가받던 RPG로 시장이 변화했고, 트렌드를 만들어 시장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꾸준한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콘솔 게임들도 새롭게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RPG 장르의 모바일 출시와 시장 확대는 개발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미지의 RPG 특유의 선입견을 깨준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개발의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이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성공한 것 이상으로 중요한 포인트라고 평가받을 만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모바일 게임의 거침없는 장르 확장에도 공통된 법칙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장르는 다양하되 게임 플레이 자체는 쉽고 간편해야 한다는 ‘간편함의 법칙’이다. 실제로 모바일 RPG 대중화에 불을 지핀 ‘몬스터 길들이기’나 ‘세븐나이츠’ ‘블레이드’ ‘레이븐’ 등의 작품들 모두 간단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다른 다양한 게임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고 있다. 게임의 조작 자체가 쉽거나, 게임의 플레이 방법이 간편한 것이 대부분이며, 덤으로 자동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자동 플레이’가 필수처럼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수많은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단순한 터치 및 드래그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업무 중에 자동으로 사냥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런 단순화된 게임 구성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보다 복잡하고 마니악한 재미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간단한 게임만을 선보이고 있어 제대로 된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과거 기술력의 한계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지 못했던 콘솔 및 PC게임보다 심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게임들이 좀 더 코어한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증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상업적인 성공을 이유로 게임에 적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간편함의 법칙’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확대시킴과 동시에 깊이를 더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은 다양한 환경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콘텐츠다. 여러 환경을 통해 콘텐츠는 더욱 심화되고 방대해지며 풍부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 ‘간편함의 법칙’ 덕분에 제대로 된 발전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가장 큰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재미는 간편함의 미학을 기반으로 해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의 부피가 커지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게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사라지고 복잡하고 본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을 통해 다양한 장르가 간편화되어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움직임은 보다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장르 특유의 재미를 위해선 보다 발전된 게임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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