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위기의 PC방을 살리자 (1)프롤로그…서비스 다양화가 살길

 

PC방은 매년 매출 감소를 겪으며 침체된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게임산업의 뿌리를 지탱해온 PC방 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정도로 꽤 오래 전부터 나왔던 경고음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위기론이 나오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들이 나왔지만 백약이 무효하듯 PC방 업계는 침체와 위축으로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PC방 업계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순망치한이라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듯 든든한 우군을 잃은 게임 개발업체들도 당장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장의 변화를 거스를수는 없겠지만 능동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이다. 더게임스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한 PC방 업계를 살리기 위해 연중기획으로 문제점과 생존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편집자>

 최근 몇 년 간 PC방 산업은 하향세를 보이며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새롭게 창업하는 것보다 문을 닫는 매장이 많아 전체 규모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종사자 수를 비롯해 매출 역시 하락세를 거듭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부문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PC방 사업체 수는 전년대비 7.9% 감소했으며 매출 역시 3.8% 하락했다. 또 종사자수 역시 6.5% 줄어들었다.

특히 이는 전체 서비스업 부문의 규모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PC방을 제외한 예술·스포츠·여가 업종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 먹거리에 의존하는 기형적 매출

지난해 PC방 업계는 전면금연 및 불법 복제 단속 등의 여파가 점차 가라앉으며 재도약을 준비했던 한해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민적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메르스 사태가 터졌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여름방학 성수기 전에 종식돼 큰 타격은 피했다.

이 같은 시련을 견뎌냈음에도 불구하고 PC방 업주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가격 출혈 경쟁을 거듭하며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업주들이 적지 않았다.

또 이미 PC방 요금이 아닌 부가적인 먹거리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구조가 굳어짐에 따라 업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PC방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으나 시장이 침체된 만큼 이를 시도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업주들의 경우 먹거리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대다수의 업주들은 한정된 공간과 자금 때문에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또 이 같은 수익모델의 변화는 주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위주로 전개돼 사실상 가장 심각한 사태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실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PC방 업계는 다수의 소상공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가격 법제화를 추진해왔다. 생존가격 법제화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 등과 협력한 끝에 이상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대표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의미한다.

PC방 업주들은 생계를 위한 최저 가격을 법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가격담합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부각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특히 PC방 생존가격 법제화는 단통법을 빗댄 피통법이란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상황은 좋지 못하게 흘러가게 됐다. 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문협은 영세 업장을 위해 생존가격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생존가격'에 일말의 희망

또 실제 시행 시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시간 당 최저 가격이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과열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은 가격 담합을 통해 이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영세 업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 생존가격 법제화가 비춰지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라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에 목적을 우선하고 있다는 게 PC방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PC방 가격은 시장이 성장하던 때부터 침체 분위기로 뒤집히기 전까지 일정 수준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사실상 1000원을 기준선으로 큰 변동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실적 악화로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이 같은 합의점이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때문에 업주들 역시 그동안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와 달리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병곤 인문협 회장은 제값 받는 PC방 선포 및 결의대회를 통해 최근 PC방은 자본과 규모를 앞세운 가격파괴, 이기주의 등으로 인해 영세업주들이 사지로 내몰리며 업계 전체가 피폐해지고 있다이 때문에 스스로 업계를 지키기 위해 최소 1000원에서 1200원의 가격을 책정해야 모두의 생존이 보장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가격 출혈 경쟁으로 떨어진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업주들은 먹거리 사업 확장에 손을 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오히려 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수익모델로 창출하는 것을 하나의 과제로 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PC방에 특화된 먹거리 매장이 설치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인문협은 제너시스BBQ와 제휴를 맺고 PC방에 특화된 사업 모델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PC방 손님 만땅 만들기저자 설성묵 사장은 PC방 업계 침체 원인으로 등록제 시행, 유료게임비 부담가중, 부가세폭탄, PC방 금연법 시행,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꼽았다.

때문에 현재 PC방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좌석이 아닌 공간화, e스포츠 게임 대회 개최, ·음료와의 완벽 결합 등을 통해 새로운 업종으로 재탄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C방 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생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PC방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추진해왔다. 이 중 지난해 주력해왔던 사안 중 하나는 PC방을 청소년 유해업소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다.

PC방은 현재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 고용금지 업소로 명시된 상태다. 그러나 업주들은

전면금연 시행 등으로 이미지가 개선된 것은 물론 건전한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규정이 바뀌지 않아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법적 규정이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이미지 개선을 막고 있는 만큼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 명칭 바꿔서라도 살아보자

또 이와 연결된 사안 중 하나로 PC방 명칭 변경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PC방은 한국표준산업분류(9)에서 컴퓨터 게임방 운영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으로 명시됐다.

이처럼 PC방을 정의하는 명칭이 상의함에 따라 일반인은 물론 PC방 업종을 영위하는 업주 역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 같은 명칭을 통일하는 것은 물론 PC방이 아닌 새로운 명칭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그동안 PC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며 변화된 모습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명칭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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