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성장, 그리고 새로운 도전…보이저1호처럼 능력 이상의 모험

‘리니지’를 말하면 반드시 ‘김택진’이란 이름이 따라온다.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아니 둘은 같은 뜻을 지닌 동의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리니지’는 게임의 역사를 개척하고 뒤바꿔 놓은 기린아다. 이 작품은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이러한 성장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온라인게임이 이렇게 오랜 기간 서비스되며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러한 사례는 ‘리니지’를 빼면 아무것도 없다. 물론 ‘바람의 나라’가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지만 그 작품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리니지’는 지금도 매년 2000~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정도 매출은 가장 최근에 나온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등 쟁쟁한 작품들이 꿈도 꾸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그리고 같은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2’나 ‘아이온’ ‘블레이드&소울’도 큰 형님의 매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참 불가사이한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2D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리니지’는 지금의 3D게임과 비교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지금의 고등학생이 만들었다 해도 더 나을 정도다. 그런데 그 시스템과 혈맹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냈고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그렇다. 그는 시리즈는 안된다는 우려 속에서 ‘리니지2’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등장했을 때 국내 게임업계는 이 작품을 능가할 국산 게임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좌절했다.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스토리, 그리고 재미로 완성된 이 작품은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휩쓸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김택진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WOW’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겠다며 절치부심한 끝에 ‘아이온’을 내놨고 당초 우려와 달리 이 작품은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마의 장벽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3년여 동안 PC방 인기순위 1위를 점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최근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에 의해 깨지긴 했지만 이후에도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서양 팬터지 일색이던 MMORPG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블레이드&소울’도 만들어냈다. 동양 무협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액션을 소화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김 사장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다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리니지’와 김 사장의 닮은 점은 바로 이것이다. 도전과 성장, 그리고 또 다른 도전을 계속 추구해 나간다는 사실.

김 사장은 ‘리니지’ 17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리니지’의 미래를 38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중인 보이저 1호에 빗댈 수 있을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태양계를 넘어 성간 탐사를 떠나게 된 보이저 1호와 같이 ‘리니지’ 역시 더 큰 비상을 준비 중에 있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선언대로 ‘리니지’는 현재 모바일게임으로의 변화를 타진중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태동을 알렸던 이 작품이 이젠 플랫폼을 달리해 다시 한번 새 역사 창조에 도전한 것이다.

물론 김택진 사장과 ‘리니지’의 새로운 도전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실패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한다는 그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지 않은 성공이란 없다고 한다. 그 숱한 실패마저도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게임을 천직으로 삼은 사람이다. 그의 나이는 이제 49세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17년이 아니라 30년을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다. ‘리니지’ 역시 앞으로 17년을 더 서비스되며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도전과 성장,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말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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