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모바일로 재탄생…정액제 수익모델 성공적으로 안착

최근 천편일률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로이게임즈의 ‘화이트데이: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01년 PC 패키지게임으로 출시돼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물론 게임의 독창적인 요소도 그렇지만 업계 관계자들에겐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이미지가 많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당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던 PC 패키지 시장의 시류에 인터넷 와레즈를 통한 불법 복제가 더해지면서 작품은 제대로 된 수익조차 내지 못한 채 아쉬운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 후폭풍은 당시 유명 개발사였던 손노리의 개발 기능까지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했으니 그 안타까움은 더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화이트데이’가 15년 만에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해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물론 화이트데이의 모바일 버전 개발은 2~3년 전부터 계속 언론에 노출되면서 출시시기에 대한 의견이 언급되었으나 정확한 출시 날짜 및 출시 프로모션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출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점은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은 인앱 결제를 기반으로 한 무료 론칭을 포기하고 8800원이라는 가격을 통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유료 앱으로 게임을 출시한 것이다.

가격 정책이 공개된 이후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게임에 대한 접근 자체가 기존 게임과 달라 가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이런 반응을 비웃기라도 하듯 ‘화이트데이’는 출시 이후 오픈마켓 시장에서 인기 순위 1위와 최고 매출 순위권 진입 등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로이게임즈의 도전은 유저들의 마음도 움직이고 있다. 과거 유료 게임에 대한 접근과 관련해 APK 파일을 불법 추출해 다운로드 받는 행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현재는 유저들이 직접 APK 파일 유통 경로를 차단하거나 적극적인 제보를 하는 등 시장 내 자정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화이트데이’의 이런 긍정적인 성과와 관련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박리다매형 수익구조가 아니라 고급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대한 가능성도 등장하면서 수익구조에 대한 블루오션이 새롭게 등장했다는 평가다.

이미 해외에서는 인앱결제를 기반으로 한 무료 앱과 함께 유료 앱을 기반으로 한 시장 역시 활성화돼 있고, 시장 수익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화이트데이’가 국내에서도 유료 앱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화이트데이’의 이런 도전에 지속적인 응원을 해 주고 싶다. 플랫폼에 이어 장르까지 정형화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런 새로운 시도의 실행과 성공은 새로운 가능성과 활력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위주의 매출 성과로 도배가 되어 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 작품의 등장은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로이게임즈의 도전과 성과를 통해 다른 중소 업체들도 다양한 방면으로 모바일 게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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