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것'이라던 전망 어긋나…자기만의 확고한 시장 유지할 것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 게임 위주로 전환이 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패드' 시리즈로 대표되는 태블릿PC 제품들이 그것이다.

태블릿PC 시장은 애플이 '아이패드'를 첫 공개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등장한 신규 플랫폼이다. 기본 7인치 화면을 시작으로 12인치 제품들까지 대거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큰 화면의 디바이스를 누가 이용하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현재 제조사들이 앞다퉈 모바일 하드웨어와 함께 상용화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게임 시장에 있어서 태블릿PC는 모바일과 PC의 접점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큼직한 화면과 모바일 하드웨어 대비 높은 사양은 모바일 버전에서 연출할 수 없었던 효과와 요소를 추가할 수 있고, 보다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출력하거나 제공하는 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커다란 화면은 비단 터치 UI만을 사용한 게임플레이뿐만 아니라 별도의 패드를 활용한 코어 유저를 대상으로 한 게임 출시에도 유리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태블릿PC 시장도 위기는 있었다. 기본적인 형태와 휴대성과 관련해서는 5인치 이상의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패블릿 폰'과 시장이 겹쳤고, 작업 효율성 및 성능과 관련해서는 보다 얇고 가벼운 2in1 PC와 울트라북에 밀렸기 때문에다. 이 때문에 태블릿PC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끝나고 급격한 하락세 끝에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물론 현재 이런 예상들은 모두 빗나간 상태다. 태블릿PC 점유율 1위인 애플은 기존의 제품을 더욱 개량한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와 11.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해 다시 한 번 애플 마니아들의 구매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지속적으로 '갤럭시 탭'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태블릿PC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넥서스7'으로 PC 하드웨어 업체에서 스마트 디바이스 업체로 탈바꿈한 에이수스 역시 신형 '젠 패드'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시장에서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세 업체 외에도 현재 많은 업체들이 태블릿PC를 출시하며 다양한 유저 층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업계들의 연이은 태블릿PC 시장에서의 행보는 태블릿PC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인 신규 사업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분석 결과다. 모바일 기기와 노트북이 아무리 성능이 강화되고 휴대성이 강조되더라도 태블릿PC가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시장 자체를 위협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태블릿 PC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역시 태블릿PC 시장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미 국내에서는 빠르게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반수가 넘는 점유율을 보여주며 시장의 핵심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RPG 작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온라인 게임이 담고 있는 스케일과 콘텐츠, 재미요소를 모두 가져오지는 못한 상황이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무리하게 가져오려다 실패해 유저가 직접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기만 하는' 관찰형 게임으로 변질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미 넥슨과 엔씨 등 대형 업체들이 신작 온라인 게임 론칭을 준비 중이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류 콘텐츠가 등장해 시장에 메인이 된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존 시장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모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태블릿PC 시장으로도 비춰 볼 수 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본다면 이미 우리는 콘솔 게임의 퇴장을 예고한 바 있지만 아직도 콘솔 게임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보기 좋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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