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번째를 맞은 ‘지스타’가 지난 1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행사는 국내 최대 게임쇼로 게임업계의 한 해를 마무리하며 그 성과를 알리는 축제이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성과와는 달리 곳곳에서 '지스타 위기론'이 거론됐다. 몇몇 상위 업체에 시장이 집중되며 양극화가 더 커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개최 이전부터 ‘지스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B2C 전시관은 엔씨와 넥슨 등 극소수 업체들만 참가하며 '볼거리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막상 뚜껑이 열린 후에도 약간의 온도차는 있었지만 이같은 관측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반응이었다.

‘지스타’의 전야제인 ‘게임대상’ 자리에서도 수상업체 관계자는 물론 정부 관계자 역시 하나 같이 업계의 위기를 걱정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지스타’ 역시 업계를 아우르는 구심점이 되기에는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특히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줄 중견 업체들의 참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이러한 와중에도 몇몇 업체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의 큰 축을 차지한 엔씨소프트의 경우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다. 신작 온라인게임 ‘MXM’과 e스포츠로 저변을 넓힌 ‘블레이드&소울’ 등을 내세워 게임 판권(IP) 확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또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인디 게임업체들이 ‘지스타’를 통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의미가 있었다. 

이 행사를 마치며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시회에 참가하지 못한 많은 업체들이 각각의 사정이 있겠지만 '모두의 잔치' 아닌 '일부의 잔치'로 끝났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전시회의 성격을 아예 B2B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모바일업체들이 적극적으로 B2C에 참가해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많은 지적들이 나왔다. 

주최측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고민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지스타는 '자랑스러운 자리'가 아니라 '부끄러운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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